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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물구나무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10. 10:10
백지연p24.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갑자기 내 머릿속에는 남자와 여자에게 다르게 적용되곤 하는 형용사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행동을 하더라도 남자에게는 '강하다'라는 형용사를 쓴다면 여자에게는 '독하다'라고 한다거나, 여자에게는 '당돌하다', '뻗댄다'라고 하는 반면 남자에게는 '당당하다'라고 하는 것. 세월에 따라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변화의 속도가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p60.끝없이 이어지는 '만약에 뭘 하지 않았다면', '만약에 뭘 했더라면'하는 가정법이 힘들다고요.p89.그러나 이 모든 '나라면'이라는 이야기는 철저히 가정일 뿐이고 나 또한 직접 그런 상황에 그녀처럼 내동댕이쳐졌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다. 큰일을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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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데미안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8. 20:36
헤르만 헤세p7.작가들은 소설을 쓸 때 자기들이 하느님이라도 되듯 그 누군가의 인생사를 환히 내려다보고 파악하여, 하느님이 몸소 이야기하듯 아무 꺼리낌 없이 자신이 어디서나 핵심을 지어내어 써낼 수 있는 양 굴곤 한다. 나는 그럴 수 없다, 작가들도 그래서는 안 되듯이. 그리고 내게는 내 이야기가, 어떤 작가에게든 그의 이야기가 중요한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내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p9.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길의 추구, 오솔길의 암시다. 일찍이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람은 모호하게 어떤 사람은 보다 투명하게, 누구나 그 나름대로 힘껏 노력한다. (중략)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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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8. 20:21
김범석사람들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생각해보면 환자가 의사를 먹여살리는 셈이고, 때로는 환자가 의사를 치료하기도 한다.나쁜 소식을 전하는 일은 늘 두렵다. 한꺼번에 폭풍처럼 할 말만 쏟아내서는 안 된다. 실타래를 풀듯이 환자와 보호자가 의사의 설명을 이해했는지 확인하면서,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것은 아닌지 살핀 뒤에 그 다음 이야기를 어디까지 할 지 결정하고 이야기를 해나가야 한다.암에 걸리는 것은 허허벌판을 지나다 예고 없이 쏟아 붓는 지독한 폭우를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 우산도 없고 피할 곳도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고스란히 쏟아지는 비를 맞는 것뿐이다. 그러나 가만히 서 있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중략) 피를 나눈 사이라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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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나의 비거니즘 만화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8. 20:05
보선나를 움직인 것은 단 하나비인간 동물도 '슬픔과 고통을 느낀다는 진실'자기 비하와 불안이 몸을 채우면 침대가 울렁거리는 느낌이 든다.생각의 중심을 잡을 수 없다.삶은 알 수 없어서 두려운 것이다.송아지가 먹어야 할 우유를 사람이 마시게 되는 것이죠.모피코트 한 벌을 소비하지 않는 것은 동물 수십마리를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한마리 한마리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얼굴을 지니고 있다.하나뿐인 삶을 살고 있다.더 많은 존재가 무사할 수 있는 이 무해한 연결감을 당신과 나누면 좋겠습니다. (★)어느 다큐에서 소가 도살되는 것을 본 사람이 채식주의자가 되었다고 한다. 나도 한동안 그 다큐에서 보여주는 거대한 망치가 소를 내리치는 모습을 본 뒤로는 고기를 먹는 것이 깨름칙했었다가,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말이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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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언어의 온도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8. 19:58
이기주p8.언어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습니다.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가 저마다 다릅니다.p19.상처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 상처의 깊이와 넓이와 끔찍함을.그래서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에서 자신이 겪은 것과 비슷한 상처가 보이면 남보다 재빨리 알아챈다. 상처가 남긴 흉터를 알아보는 눈이 생긴다.p25.흔히들 말한다.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그건 작은 사랑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p45.음식을 맛보며 라거를 떠올린다는 건, 그 음식 자체가 그리운 게 아니라 함께 먹었더 사람과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건지도 모른다.그리운 맛은, 그리운 기억을 호출한다.p75.본질은 다른 것과 잘 섞이지 않는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언젠가 의도하지 않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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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호밀밭의 파수꾼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8. 19:31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p207.날씨가 좋을 때면 아버지와 엄마는 앨리의 무덤으로 가서 그 위에 꽃다발을 얹어 놓곤 하셨다. 나도 몇번 같이 갔었지만, 얼마 못가 그만두고 말았다. 우선은 무엇보다 앨리를 그런 곳에서 만나고 싶지 않았다. p229.내가 '잡는다면'으로 잘못 알고 있었나봐" 나는 말을 이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 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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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나에게 맞는 미니멀 라이프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8. 19:08
아키p15.그렇다면 목표에서 제외된 우선순위가 낮은 집안일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그냥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저는 서툰 일이나 가치가 떨어지는 일에서 손을 뗐습니다. 물론 잘하는 일이니 조금 번거로워도 가치를 생산하는 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책 속의 내용 중 일부 (기억하고 싶은 것들?)* 독일 레데커(Redecker)사의 타조 털 먼지떨이* 마요네즈 = 달걀 + 오일 + 식초 + 소금 (by 핸드블렌더)* 프렌치 드레싱 = 올리브 오일(1) + 식초 (1.5) + 설탕 + 간장* 파이렉스 메이저 컵 500mlp94.얼마나 저장해야 적절한지는 생활 방식에 따라 혹은 사람마다 제각각이겠지요. 핵심은 '아무 생각 없이 저장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입니다.p164.다른 목걸이를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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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3. 17:37
프랑수아즈 사강p9.그녀가 이렇게 거울 앞에 앉은 것은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였으나, 정작 깨달은 것은 사랑스러웠던 자신의 모습을 공격해 시나브로 죽여 온 것이 다름 아닌 시간이라는 사실이었다.p57.그녀의 집중력은 옷감의 견본이나 늘 부재중인 한 남자에게 향해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아를 잃어버렸다. 자기 자신의 흔적을 잃어버렸고 결코 그것을 다시 찾을 수가 없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그녀는 열린 창 앞에서 눈부신 햇빛을 받으며 잠시 서 있었다. 그러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갑자기 거대한 망각 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자기 자신 이외의 것, 자기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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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체호프 단편선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3. 17:30
안톤 체호프관리의 죽음, 1883p12.체르뱌 코프의 뱃 속에서 무언가가 터져버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상태로 그는 문을 향해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흐느적 흐느적 밖으로 걸어나갔다. 기계적으로 걸음을 옮기며 집에 돌아온 그는 관복을 벗지도 않은 채로 소파에 누웠다. 그리고 ...... 죽었다. ☆ "그리고 ....... 죽었다."는 체호프의 고정관념같은 문장이라는 이야기 공포 - 한 친구의 이야기, 1891p31."아, 인생이여!"그는 말했다. "불행하고 고달픈 인생이여!"(중략)'그는 삶이 무섭다고 말했지'나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삶에 대해 격식을 차리지 말라고. 삶이 나를 짓누르기 전에 네가 먼저 삶을 부숴버려 삶으로부터 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취하란 말이야.'p79.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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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3. 17:16
김민정느슨한 시간 속에서, 무언가를 이루려 애쓰기보다 내가 원하는 것들이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인지 들여다보았다. 그 답을 찾아 가며 새로운 내가 되어가는 것을 느꼈고, 지옥 같았던 집도 나와 감응하는 공간이 되었다. '자기만의 방'을 온전히 갖기 위해선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혼자 사는 여자야말로 '안전하고 안정적인 주거 공간'이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었다.많은 주거 정책에서 비혼 여성은 거의 '없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우울함, 무의미함, 자기 혐오... 이런 감정들이 나를 서서히 잠식해가고 있을 때, 무심히 지나쳐 왔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중략) 오랫동안 날 묶어 둔 자물쇠를 풀어야 했다. 하고 있던 일들을 모두 그만두기로 했다. 더 예쁜 나에게 도달하기 전까진' 받아들일 수 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