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방/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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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4 #철학의위로글쓰기방/일상 2025. 7. 4. 16:08
지난주에는 보에티우스의 를 읽었다.원래 동명의 다른 책이 목적이었으나,의도치 않게 깉이 병렬 독서를 한 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어서 인상적이었다.가끔은 우연(이 아니라고 철학은 이야기 하지만)히도 내가 엎어진 상태에서 책이든 드라마든 타인의 이야기든일어나라고 억지로 일으켜 세우는 것이 아닌 조용히 기다려주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이런 것들이 쌓여 아직 내가 버티고 있는 지도…7월의 시작, 올해 절반의 첫날에는 엄마와 사이가 좋았던 둘째 외삼촌이 먼 길을 떠나셨다.두분은 있을지 없을지 나는 모르는 그곳에서 잘 마났을까?돌아가시기 전 외삼촌과 관련된 두 번의 꿈을 꾸었는데,타이밍이 절묘하게도 상황과 꿈의 내용이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다.내가 미래를 보는 건 아니겠지만,마음을 쓴다는 게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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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2 #용기란글쓰기방/일상 2025. 6. 12. 21:08
목요 독서모임을 다녀왔다.집으로 돌아오는 길, 에어컨 나오는 버스에서 갑자기 식은 땀이 나더니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다행히 자리에 앉아 있는 상태였지만,집까지 정신 잘 차리고 가야 할텐데 하는 마음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았다.오늘 나는 을 읽었다.책의 내용을 떠올려봤다.책이 썩 마음에 안들었던 (기대가 커서?) 것부터 같은 책을 읽고 나와 다른 부분을 말씀하시던 지기님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했다.그리고, 두 번째로 읽었던 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던 부분을 떠올렸다.번역된 책의 내용이 맘에 안들면 번역가 탓을 했던 나의 모습에서부터, 아직 읽지 않은 에서 작가가 흰 고래를 표현한 방식들까지…힘들 때는 나의 행복한 순간들이 도움이 될 거다.요즘의 나는 과거의 내가 열심히 저축했던 모든 것들을 면목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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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04 #지금가장하고싶은건이삶을끝내는것글쓰기방/일상 2025. 6. 4. 10:52
맑은 하늘에 날씨가 좋단 아빠의 매일 아침 도착하는 카톡이 있었다.내 눈이 흐린 건지 마음이 흐린 건지 나는 그저 그렇다는 것.지난주는 억울한 일 투성이라 스스로 생을 포기하려 했다.아마도 옆에 누군가 없었다면 오늘 이렇게 글을 남기지 못했겠지.힘들어도 좋어도 this too shall pass.뭘 해도 안되면 그냥 참고 이 시간을 버티라는 영상을 봤다.나는 얼마나 참아야할까?얼마나 버텨야할까?4.5년의 시간이 적은걸까? 내 나이의 10프로 시간이라면 적지 않은 시간 같은데…자고 일어나니 대통령이 새로 선출되었고,저마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데…나는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아닌 다른 어딘가에 머물러 있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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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6 #어린이날의고찰글쓰기방/일상 2025. 5. 6. 20:40
어린이일 때에는 직장으로 바쁜 아빠가 우리의 어린이날을 챙겼다.엄마는 뭐… 아빠를 말리지 않는 정도.사실 경조사가 많은 달이다보니 그러려니 하며 보냈던 것 같다.그러다 성인이 되고서는 엄마가 어린이날을 핑계로 티셔츠나 화장품을 사주시곤 했다.선물 대신 내가 좋아하던 음식을 만들어주시기도…부모에게 자식은 영원히 어린 아이같다고…어린 시절 엄하게만 했던 것이 미안했다던 엄마의 마음을 이제는 추억으로만 기억하게 되었다.누군가에게는 기대되는 날.누군가에게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날.어쩌면 누군가에겐 상대적으로 더 속상할 날.그럼에도 매년 찾아오는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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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6 #답답함글쓰기방/일상 2025. 4. 16. 08:15
아침부터 큰 소음이 난다.누군가 이사를 가는데, 집이 문제일까 아니면 그냥 이사 소음이 큰 걸까?내가 떠나고 싶을 때 떠나는 누군가를 보면 막연히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우습게도 멍 때리고 바다를 보며 위안을 받던 시기에는 일이 나의 큰 꿈이자 위안이자 힘듦이었다.그래도 파도 소리 들으며,다시 힘을 내보자고… 그런 기운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바다를 보러갈 기운조차 없다.그래서 오늘은 날이 맑아도,따뜻해진다 해도,마음은 잔뜩 구름끼고 태풍이 불어닥친 상황이다.어젯밤에는 기내소음을 틀어 놓고 잠을 청했다.생각해보면 나는 멀미 때문인지 달리는 차, 흔들리는 배, 그리고 이륙 중 비행기에서 가장 잠을 잘 자는 것 같다.떠나면 좋겠다.로켓 타고 하늘 높이 오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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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2 #적당히글쓰기방/일상 2025. 4. 2. 23:42
엄마의 기일이 지났다.만우절도 지났다.휴남동 서점 책을 읽다보니,이런 곳이 집 근처면 좋겠다 싶다가…서점 주인은 무슨 죄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최근 읽은 에서는 얕은 관계가 필요하다는 부분이 있었다. 나도 동감하는 바이기에…단골손님이 되는 건 나에게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왜냐하면, 내가 불편을 끼치는 게 싫기 때문에…회사를 다닐 때나 지금이나직설화법은 나의 화법이긴 하지만…관계에서는 소극적인 건…아마도 나의 귀차니즘 성격과학습된 기대치 부응에 대한 부담감이 원인일지도…적당히 안부를 묻고적당히 걱정하고적당히 기뻐하고적당히 염려하는뭐든지 적당히가 어렵다.요리든, 일이든, 관계든,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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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5 #욕심부리지말걸글쓰기방/일상 2025. 2. 10. 10:11
이전 여행 사진을 보면 내가 갔었던가 싶은 요즘이다.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와 전혀 다른 사람 같다.과거에는 젊었으니 체력도 있었을 것이고,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을 것이다.몬세라트에서 세가지 소원을 빌고 왔다. 그중 언니를 위한 소원 한가지만 이뤄졌고… 가장 원했던 소원은 엄마가 일찍 떠나면서 이뤄지지 못했다.차라리 부모님 건강만 빌고 올 것…이 사진을 보면 이전에는 다시 가고 싶단 생각이 우선이었으나,이제는 욕심 부리지 말걸… 하는 후회가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