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방/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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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 #인생은타이밍글쓰기방/일상 2024. 11. 22. 15:23
어느날은 일찍 일어나도 아무것 없이 늑장을 부리다 예상보다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버스나 전철이 내 앞에서 지나가는데, 생각보다 많이 기다려야 하고, 사람도 많고 길도 막히는데… 갑자기 약속된 시간이 상대에 의해 조금 늦어지는 행운이 발동되어 안심하는 사이 원래 약솓된 시간보다도 일찍 도착하는 어이없는 경우.또 어느날은 내가 오길 기다리는 것처럼 교통 수단이나 신호가 딱딱 들어맞는 날도 있다. 그리고 붐비던 차 안이 한산해서 앉아가거나, 붐비더라도 내 앞에 자리가 딱 나는 경우… 이런 작은 혜택(?)에는 나 역시 마음이 따뜻해져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가 눈에 잘 들어오고 이런저런 양보도 하게 된다.이런 작은 일상의 일들 외에도, 업무나 공부 등에도 이런 현상은 종종 일어나게 마련이다. 이상하게 나는 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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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7 #눈에보이지않는상처에대한슬픔글쓰기방/일상 2024. 10. 7. 19:51
무라카미 하루키의 최신작을 읽고 있다. 나 그 외 다른 작품이 연상이 되기도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이렇게 마음의 공허함이 느껴지며 슬퍼지는 건 오랜만이다. * 와 관련이 더 깊다고 한다. 20대 읽은 책이지만 기록을 잘 하지 않을 때라, 다시 읽어 봐야 하나? 절반이 가까워지면서, 내가 나인지 그림자인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실의 내가 진짜 나인지, 나의 진짜는 저 우주 넘어, 어느 다른 세상 속에 있는데, 마치 여기 있는 내가 나인척 모두를 속이고 있거나 아니면 나와 같은 이들과 어울려 살고 있는 건 아닐런지…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이야기가 나열되는 페이지 ㅈㅎ차도 읽으면서 눈물을 계속 쏟게 되는 것 같다. 공허. 도 비슷한 기분이었던 것 같다. 조만간 그 책도 다시 읽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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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30 #부고글쓰기방/일상 2024. 9. 30. 21:47
기차를 타고 올라오는 날, 소셜미디어에 낯익은 얼굴이 영정사진으로 있는 게시물이 보였다. 우리는 만나기로 했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다. 부고를 보고 울음을 삼키고 눈물을 훔치며 기차에서 내렸지만, 택시 안에서 나는 신에 대한 분노와 원망,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 그리고 어린 아이의 엄마인 그녀 대신, 나 같은 아닌 나쁜 인간들이나 죽었어야 했다는 원통함으로 온갖 원망과 자조가 삮인 말을 내뱉었다. 우리는 두 번의 출장을 함께 했다. 첫번째 출장은 현지 QA 출장이라 도착과 출발은 회사별로 제각각이었지만, 휴일에 미술관 투어를 하는 개인 시간 중에 우연히 길에서 만났다. 그래서 우리는 같이 길을 걷고, 남은 일정을 함께 보내며 숙소로 돌아왔었다. 두번째 출장은 두바이였다. 한밤중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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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휴식은집에서하는게아니래요글쓰기방/일상 2024. 9. 12. 21:06
우울하면 넷플릭스로 다시보기 하는 작품이 몇 개 있다. 그냥 틀어 놓고 내가 할 일 하는 건데… 어제부터는 을 틀어 놓고 있다. 휴식은 집에서 하는 게 아니래요. 특히, 저 둘의 조합에는 나도 모르게 웃는다. 의사의 말대로 집 밖에 일 아닌 일로 나선 이은정. 그리고 야감독 김상수. 둘을 보고 있자니 나도 집 밖으로 나가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내일 당장 갈 수 있지 않으니까… 참 시기가 맞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시기, 할 수 있는 시기, 해야만 하는 시기. 일도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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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1 #떠나고싶다면글쓰기방/일상 2024. 9. 11. 08:18
어젯밤, 새로 이사올 윗집이 공사를 하겠다며 동의서를 받으러 왔다. 집주인이 직접 온 것도 아니고, 담배 냄새가 물씬 풍기는 업체 아저씨가 동의를 받으러 왔다. 앞으로 이 소란을 어떻게 넘겨야 하나, 우리집은 왜 나가지 않는가, 나보다 싸게 집을 사서 오는 사람들, 내 머리 위로 또 울려퍼질 소음과 진동들, 그리고 결코 잘못을 해도 미안해하지 않고 대외적으로는 선한 척 하는 위선자들. 숨을 쉴 수 없다. 구토가 이어진다. 아득하다. 그래서 불쾌한 경험에서 기인한 이 걱정이 쓸데없는 것이 되버리길 바라는 강한 바람으로 잠을 설칠까 결국 수면보조제를 먹고 잠을 청한다. 조용하지만 소란스러운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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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꿈글쓰기방/일상 2024. 7. 2. 20:50
폭우가 쏟아진다. 간만에 쓰는 일기의 키워드를 죽음으로 하려다 변경했다. 떠올리는 단어가 죽음이라니. 사실 요즘들어 자꾸만 내가 사라져버렸으면 한다는 생각을 한다. 서서히 소멸되어 그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는, 그러나 있을 수 없는 일. 늦음 밤 윗층이 내는 쿵쿵 소음에 잠을 자려다 깨고를 반복하다보니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아까 낮에 빗소리를 들으며 잠시 눈을 붙였는데, 이상한 꿈을 꿨다. 꿈에서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무리와 뒤섞여 무슨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일이 생각보다 잘 되었는데, 잘 되었는데 그 보상의 결론은 내가 누군가의 무덤을 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던 것 같고 그렇게 하기로 결정이 났다. (사실 나는 파묘라는 영화를 아직 보지 못했다. 그래서 왜 이런 꿈을 꾸는 건지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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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3 #다시봄글쓰기방/일상 2023. 4. 3. 07:42
함께 일했었던 과거 직장의 동료, 현재는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그녀를 만나러 예전 직장 근처에 왔다. 아침에 잠깐 얼굴 볼 예정이지만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서 커피와 빵을 먹으며 창밖을 바라본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몇 분 지나면 바뀌는 신호등 신호마저 기다리고 싶지 않아 얼마 남지 않은 초록불을 아직은 튼튼했던 두 다리를 혹사시켜 건너갔던 기억이 많다. 나의 소중한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을 사수하겠다며, 일분일초도 아까웠던 그 시절. 지금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 이제는 내가 그렇게 시간에 쫓기듯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 어려워져 이방인처럼 겉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내가 삶을 살아가는 속도가 요즘의 세상의 속도와 맞지 않는다는 느낌. 어쩌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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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3 #잠못이루는새벽글쓰기방/일상 2020. 11. 23. 03:49
기차 안에 머문 시간이 목적지에 머문 시간보다 더 길었던, 이제는 어제가 되버린 어느날. 어디를 가도 불안한 마음으로, 누군가와 함께 밥먹는 것이 부담이 되버린, 예상보다 길어지는 pandemic 시대에 더이상 일을 하지 않아 폭이 많이 좁아진 나의 활동 범위는 점점 더 많이 줄어들고 있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기우라고 한다. 또한 걱정한다고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걱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걱정스러운 일은 계속 발생한다. 내가 걱정한다고 걱정스러운 일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어떤 때에는 내가 정말 쓸데 없는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닌지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 며칠 지나 내 우려가 현실이 되면 "역시나"하는 마음으로 좌절감을 느낀다.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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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8 #백수의아침글쓰기방/일상 2020. 9. 8. 06:43
새벽에 창문을 여니 공기가 달라졌다. 아침에도 후덥지근한 공기를 맞이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제법 쌀쌀한 기운에 긴팔 옷을 꺼내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간의 연속성 속에서 이렇게 계절을 느끼는 때에는 괜히 행복해진다. 내가 여유가 있구나. 내가 작은 변화도 눈치 챌 수 있구나. 회사를 그만두고 어느덧 3개월 차에 접어든다. 특별한 구직 활동은 없었다. 다소 기분이 나빴던 6월의 경험도 있지만, 과분하게도 매력적인 회사나 업이 없다는 것. 그리고 사실 지난주는 아버지까지 입원하시는 상황에서 정말 몸과 마음을 챙기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일을 하다가 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색하다. 아침에 노트북을 키고 메일함을 보는 것에 구역질이 날 정도로 싫었지만, 그건 아마 내가 좋아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