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도서관/도서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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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라면을 끓이며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1. 23. 10:00
김훈* 문학동네 (★) 본 책은 기존 산문집의 합본이며, "이 책의 출간으로, 앞에 적은 세 권의 책과 거기에 남은 글들을 모두 버린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음.1부. 밥라면을 끓이며p14.이것은 온갖 맛의 패키지인데, 먹고 싶은 욕망을 순식간에, 그리고 싸잡아서 만족시킨다.p17.맛은 화학적 실체라기보다는 정서적 현상이다. 맛은 우리가 그것을 입안에서 누리고 있을 때만 유효한 현실이다. 그 외 모든 시간 속에서 맛은 그리움으로 변해서 사람들의 뼈와 살과 정서의 깊은 곳에서 태아처럼 잠들어 있다. 맛은 추억이나 결핍으로 존재한다.p23.미역국의 위안은 섬세하고 된장찌개의 위안은 깊다. 이 깊이와 섬세함은 스밈과 우러남에서 온다. 광야를 달리는 말p35.아, 젊은 내 아버지는 망해버린 조국에 대한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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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1. 21. 10:01
김미옥* 파람북 책머리에p4.위태로운 청춘을 무사히 건너게 해준 것이 독서였다면 나를 일으켜 세운 것은 글쓰기였다. 1부. 그대가 읽지 않아 내가 읽는다p14.읽고 싶은 책만 살 수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다.p16.나는 책을 읽었지만 문체나 가독성에 정작 작가를 읽지 못했다. 작가가 작품에 몰입했던 것처럼 독자에게도 인내심이 필요했다. 작가가 간절하게 말하려 하는 목소리를 찾아내는 것도 독자의 몫이다.p39.사람과 헤어지려면 정이 들기 전에 해야 한다는 걸 그 때 알았다.p41.누군가에게 평생 잊히지 않는 사람도 괜찮은 생을 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p58.인연이란 강철보다 강하고 고무줄보다 유연하다. 잊었다고 잊힌 것이 아니고 버린다고 버려진 것이 아니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항상 내 곁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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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책 대 담배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1. 17. 10:00
조지 오웰* 민음사 / 강문순 옮김 책 대 담배(★) 독서의 가치를, 취미로서의 의미를 돈으로 환산하는 과정이 참 흥미롭다. 어느 서평가의 고백p17.아무리 지긋지긋해한다고 해도 어쨌든 서평가는 전문저긍로 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매년 발간되는 수천 권의 책 중에서 자기가 서평을 쓰고자 하는 책은 대략 오십에서 백권 정도일 것이다. 만일 최고 수준의 서평가라면 그 중에서 열에서 스무 권 가량을 담당할 것이다. 아니 두세 권 정도를 담당한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이다. 여기에 추가해서 담당한다는 것은 아무리 양심저으로 칭찬을 하든 욕을 하든 본질적으로 사기다. 그는 제 불멸의 영혼을, 한 번에 반 파인트씩 하수구로 흘려 보내고 있는 것이다. 서평 절대 다수는 대상 책들을 부적절하게 기술하거나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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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 각각의 계절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1. 15. 10:00
권여선* 문학동네 사슴벌레식 문답p14. 갈등과 암투만 먹고 사는 인간 같다.p27.어떤 필연이든, 아무리 가슴 아픈 필연이라 할지라도 가차없이 직면하고 수용하게 만드는 잔인한 간명이 '든'이라는 한 글자 속에 쐐기처럼 박혀있었다.* 간명 : 마음에 깊이 새겨 잊지 아니함.p34.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하다가 문득 그럴 수도 있지, 한다. 인간의 자기 합리화는 타인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경로로 끝없이 뻣어나가기 마련이므로, 결국 자기 합리화는 모순이다. 자기 합리화는 자기가 도저히 합리화될 수 없는 경우에만 작동하는 기제이니까.p38.직시하지 않는 자는 과녁을 놓치는 벌을 받는다.(★) 어디로 들어와? 어디로든 들어와. 4명의 절친의 모습에서 우리가 겹쳐 보인다. 각자의 겨울을 지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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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 잘 지은 단독주택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1. 13. 10:00
홍성옥* SOULHOUSE 기획자의 추천사p4. 분명히 깨달은 사실 하나는 좋은 집의 저으이가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제가 본 잘 지은 단독주택들은 묘하게 집주인을 닮았습니다. 형태도, 공간도 다른 그 집들이 제게 잘 지은 좋은 집으로 다가온 것은, 그 집에 사는 가족의 삶이 오롯이 담아내고 있엇기 때문입니다. 집은 주인을 닮습니다. 그러니 집주인의 면모를 닮아 잘 지어진 집은 그 형태와 공간이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PART1. 주택에 대한 꿈을 현실로 바꾸다아파트 탈출의 꿈을 현실로 바꾸는 첫 단추아파트 탈출을 꿈꾼다면?1. 단독주택만의 매력다양한 공간 구성이 가능하다p20.단독주택은 원하는 대로 다양한 주거 공간의 구성이 가능한 만큼 설계의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공간에 대한 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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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직업으로서의 소설가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1. 7. 10:00
무라카미 하루키* 현대문학 / 양윤옥 옮김 제 1회. 소설가는 포용적인 인종인가p12.그처럼 어떤 일이든 전문이 아닌 쪽에 손을 대면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일단 달가운 얼굴은 하지 않습니다. 백혈구가 체내의 이물질을 배제하려고 하듯이 접근을 거부하려고 듭니다. (중략) 적어도 처음에는 상당히 반발이 심합니다. '그 분야'가 좁을수록, 전문적일수록, 그리고 권위적일수록, 사람들의 자부심이나 배타성도 강하고 거기서 날아오는 저항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p15.소설이라는 건 누가 뭐라고 하든 의심할 여지 없이 매우 폭이 넓은 표현 형태입니다. 그리고 그 폭넓음이야말로 소설이 가진 소박하고도 위대한 에너지의 원천의 주용한 일부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누구라도 쓸 수 있다'는 건 내가 보기에는 소설에게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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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 아주 편안한 죽음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1. 3. 10:02
시몬 드 보부아르 * 을유문화사 / 강초롱 옮김p12.불쌍한 엄마! 내가 모스크바에서 돌아와 같이 점심 식사를 한 게 5주 전이었다. 그때도 엄마의 안색은 여느 때처럼 형편없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기 나이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기분 좋아했는데, 이제는 그 누구도 엄마 나이에 대해 오해하지는 않겠구나 싶었다. 무척이나 쇠약해져 버린 일흔일곱 살 먹은 여자로 보였으니 말이다.p19."죽음 그 자체가 무서운 건 아니야. 죽음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무서운 거지."p23.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엄마는 놀랄 만큼 용기 있는 모습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남편의 죽음에 무척 슬퍼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 속에 매몰된 채 있으려 하지 않았다. 다시 자유로워진 상황을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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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1. 1. 10:00
고미숙* 북드라망 책머리에* , p4.물론 몸과 운명은 하나다. 몸이 밟아 가는 생로병사와 희노애락의 리듬이 운명이라면, 운명의 거처이자 무대는 어디까지나 몸이다.p5.중요한 건 정보의 양이 아니라, 시선의 전환이다. 시선이 바뀌는 순간, 삶에는 질적 도약이 일어난다. 입구. 농담 혹은 아이러니(★) 남대문(회현문, 남쪽은 오행상 불 火)이 불타고 광우병 관련 촛불 시위가 일어나고 용산 대참사(화재)가 일어난 해가 모두 무자년(戊子年, 불의 해)에 일어났다는 글을 읽어보니...우연일까? 정해진 일이었던 것일까?p17.마음이란 본디 평화롭다. 거기엔 어떤 불아이나 동요도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을 하나의 대상으로 놓고 진정시키려고 하면 할수록 마음은 더더욱 요동친다. 그때의 마음이란 마음의 본모습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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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 눈으로 만든 사람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12. 30. 10:00
최은미* 문학동네보내는 이 p14. 나는 다만 진아씨 맞은편에 앉아서, 저렇게 여분의 소화기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인생의 어떤 순간에 아주 나쁜 선택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p26.어느 순간부터 나는 진아씨가 어떤 얘기를 해도 서운했고 어떤 얘기를 하지 않아도 서운했다. 겉으로는 티내지 않았다.p47.기약만 있다면 더 오래도 기다릴 수 있다고, 겨울이 다가온 창밖을 보면서 생각하고 생각한다. 여기 우리 마주p51.수미는 자신의 재난지원금을 나에게 와서 썼다. 그리고 나는 지금 수미를 만날 수 없다.p70.나는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마음 붙일 곳 없는 낮에 대해서. 눈을 붙여도 잠들 수 없는 밤에 대해서. 남편과 노동을 나누기 위한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에너지를 뺏긴 채로 '행복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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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 사랑의 중력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12. 26. 10:00
사라 스트리츠 베리* 작가 소게를 보니, 한림원 최연소 최초 여성 종신회원을 작가가 포기했다고 한다. 노벨상 관련 그 한림원.* 문학동네 / 박현주 옮김 마지막 환자 / 올로프p12.보이지 않는 철창살이 그와 세계 사이에 내려왔다. I.첫번째 대화p22.일종의 실험이었어. 이번에는 자유낙하하는 기분이더라. 나는 떨어지고, 계속 떨어졌어.p27."난 절대 늙지 않을 거야. 그러기에는 너무 힘들게 살았어. 살기를 원한 적 없다. 정말로 원한 적은 없지. 너같이 원한 적은."p30.그들의 삶 또한 금박을 입힌 고상한 것이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약간 위로 떠오른 채 홀로 떠다녔다. 자기 자신 안에서 황금 마차를 타고 세계를 여행했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동시에 두려움을 샀다. 밤p48.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