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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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6 #어린이날의고찰글쓰기방/일상 2025. 5. 6. 20:40
어린이일 때에는 직장으로 바쁜 아빠가 우리의 어린이날을 챙겼다.엄마는 뭐… 아빠를 말리지 않는 정도.사실 경조사가 많은 달이다보니 그러려니 하며 보냈던 것 같다.그러다 성인이 되고서는 엄마가 어린이날을 핑계로 티셔츠나 화장품을 사주시곤 했다.선물 대신 내가 좋아하던 음식을 만들어주시기도…부모에게 자식은 영원히 어린 아이같다고…어린 시절 엄하게만 했던 것이 미안했다던 엄마의 마음을 이제는 추억으로만 기억하게 되었다.누군가에게는 기대되는 날.누군가에게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날.어쩌면 누군가에겐 상대적으로 더 속상할 날.그럼에도 매년 찾아오는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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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6 #답답함글쓰기방/일상 2025. 4. 16. 08:15
아침부터 큰 소음이 난다.누군가 이사를 가는데, 집이 문제일까 아니면 그냥 이사 소음이 큰 걸까?내가 떠나고 싶을 때 떠나는 누군가를 보면 막연히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우습게도 멍 때리고 바다를 보며 위안을 받던 시기에는 일이 나의 큰 꿈이자 위안이자 힘듦이었다.그래도 파도 소리 들으며,다시 힘을 내보자고… 그런 기운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바다를 보러갈 기운조차 없다.그래서 오늘은 날이 맑아도,따뜻해진다 해도,마음은 잔뜩 구름끼고 태풍이 불어닥친 상황이다.어젯밤에는 기내소음을 틀어 놓고 잠을 청했다.생각해보면 나는 멀미 때문인지 달리는 차, 흔들리는 배, 그리고 이륙 중 비행기에서 가장 잠을 잘 자는 것 같다.떠나면 좋겠다.로켓 타고 하늘 높이 오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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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2 #적당히글쓰기방/일상 2025. 4. 2. 23:42
엄마의 기일이 지났다.만우절도 지났다.휴남동 서점 책을 읽다보니,이런 곳이 집 근처면 좋겠다 싶다가…서점 주인은 무슨 죄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최근 읽은 에서는 얕은 관계가 필요하다는 부분이 있었다. 나도 동감하는 바이기에…단골손님이 되는 건 나에게도 큰 용기가 필요하다.왜냐하면, 내가 불편을 끼치는 게 싫기 때문에…회사를 다닐 때나 지금이나직설화법은 나의 화법이긴 하지만…관계에서는 소극적인 건…아마도 나의 귀차니즘 성격과학습된 기대치 부응에 대한 부담감이 원인일지도…적당히 안부를 묻고적당히 걱정하고적당히 기뻐하고적당히 염려하는뭐든지 적당히가 어렵다.요리든, 일이든, 관계든,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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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5 #욕심부리지말걸글쓰기방/일상 2025. 2. 10. 10:11
이전 여행 사진을 보면 내가 갔었던가 싶은 요즘이다.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와 전혀 다른 사람 같다.과거에는 젊었으니 체력도 있었을 것이고,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을 것이다.몬세라트에서 세가지 소원을 빌고 왔다. 그중 언니를 위한 소원 한가지만 이뤄졌고… 가장 원했던 소원은 엄마가 일찍 떠나면서 이뤄지지 못했다.차라리 부모님 건강만 빌고 올 것…이 사진을 보면 이전에는 다시 가고 싶단 생각이 우선이었으나,이제는 욕심 부리지 말걸… 하는 후회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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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1 #캄보디아일출글쓰기방/일상 2025. 1. 2. 20:33
기회가 되면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적어도 이 때의 일출을 보려고 새벽에 나가 한참을 해 뜨는 것만 보고 있었다.그리고 돌아오기 싫은 마음을 누르고 한국에 왔다.마음을 추스리고 돌아와 버텼던 것 같다.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그 힘을 다 소진해버린 것 같다.요즘 나라 안팎이 소란스럽고 참담한 일들이 많은데, 내 개인사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이 부담스럽다.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을 하기가 참 어려워,소중한 사람들의 메시지에 답장도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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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9 #송년회글쓰기방/일상 2024. 12. 20. 12:13
퇴사를 하고 새로 시작한 유일한 모임이 하나 있다. 독서모임. 원래 회사를 다닐 때에도 회식을 좋아하지 않았고, 일에 애너지를 쏟고 나면 진이 빠져 저녁 시간을 열심히 노는(?) 일은 꿈도 꾸지 못했다. 최근에 겪은 일 때문에 2주만에 방문한 서점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달라진 것은 그림이 전시되었고, 신간이 들어왔고, 뱅쇼가 있었다. 집 안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쓰고 싶은 책이 하나 있어서 구매를 하고, 뱅쇼를 마셔본다.서로 가져온 책을 제비뽑기 하고, 올해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의 고해성사(?)처럼 터져 나온 힘들었던 시절의 마음들. 누군가 다정한 위로를 받았다는 말. 이 와중에 나는 나도 모르게 차가운 외면이나 말들을 내뱉지 않았던가 하는 자기 반성을 하게 되었다.매년 힘들었었다. 특히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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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2 #개판글쓰기방/일상 2024. 12. 12. 15:03
지난 일주일은 나라도 나도 개판인 상황이었던 것 같다. 전국민 소동(?)이 있었던 날, 나는 황당한 문서를 받았고 거짓으로 점칠된 문서에 대응하기 위해 작업 중이다.침묵이 암묵적 동의라고 법리적이든 현실에서든 해석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수의 피해자들이 겁에 질려 혹은 할말을 잃었다고 그게 가해자들의 행위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 똥이 더러워 피하려다 나중에 있을지 모를 불이익에 나의 침묵이 문제가 될까 고통스러운 순간을 끄집어 내고 심한 몸살을 동반한 고통을 견디고 있다. 시간이 해결해준다고들 한다. 주변에서는 지나고 보면 별일이 아닐거라는 다정한 위로를 해준다. 친구에게는 어떤 일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그 문제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거나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음 상태, 혹은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