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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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딸에 대하여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5. 16:01
김혜진 p10 탁자 아래서 딸애의 두발이 까닥거린다. 운동화의 뒤축이 비스듬하게 닳아 있었다. 올이 풀어진 청바지 밑단도 지저분하긴 마찬가지다. 이러한 사소한 것들이 인상을 결정한다는 것을 얘는 정말 모르는 걸까. 곤궁한 처지, 게으른 성격, 무신경하고 둔한 품성 같은, 남들이 알 피룡가 없는 너무나 사적인 것들을 왜 이토록 쉽게 드러내 보이는 걸까. 왜 남들이 자신을 오해하도록 내버려두는 걸까. 고상함과 단정함. 말끔함과 청결함. 누구나 최고로 치는 그런 가치들을 왜 깡그리 무시하기만 하는 걸까. 나는 간신히 하고 싶은 말을 참는다. p36 딸애는 내 삶 속에서 생겨났다. 내 삶 속에서 태어나서 한동안은 조건없는 호의와 보살핌 속에서 자라난 존재. 그러나 이제는 나와 아무 상관없다는 듯 굴고 있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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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그녀 이름은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5. 15:51
조남주 p20 같은 과장에게 성희롱 당하다 퇴사했다는 직원은 소진을 보자마자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 때 자신이 조용히 덮고 넘어가지 않았다면 소진도 같은 일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라고 자책했다. 물론 소진은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조용히 덮고 넘어간 두번째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세번재, 네번째, 다섯번째 피해자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p90 결혼이라는게 어떤 걸까. 할 만한 걸까. 나는 남편과 행복했던 시간들을 떠올려 보았다. 의외로 여러 장면들이 기억났다. 오랜 상의 끝에 선택한 식탁 위 액자. 같은 영화를 보고 나누었던 너무 다른 의견들, 밤 산책 중 사먹은 삼각김밥과 컵라면, 내 승진 축하 파티. 나는 동생에게 결혼하라고 말했다. "결혼해. 좋은 일이 더 많아. 그런데 결혼해도 누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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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자책왕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5. 15:15
강민서 p15 박수영은 이와 비슷한 충고를 이전에도 여러번 했는데 내가 글을 쓰는 것에 비해 책을 너무 안 읽는다고 했다. 나처럼 책 안 읽고 글쓰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했다. p31 줌파 라히리는 에서 '글쓰는 과정이 꿈이라면 표지는 꿈에서 깨는 것'이라고 했다. (중략) 글을 쓰다 표지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았고, 표지를 구상하고 나면 글쓰기가 더 수월해졌다. p50 다시는 하지 않게 된 것들이 있다. 처음부터 그러지 않았다면 더 좋았곘지만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p65 단정하게 쓴 한 통의 메일,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거짓이나 꾸밈이 없고, 목적에 적합하며 나를 존중해주는 어조. 그거면 단 1분만에도 신뢰를 만들 수 있다. p84 걷는 동안에는 두려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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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최면술사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5. 15:07
마크 트웨인 / 사무엘 랭혼 클레멘스 p35 거짓 위에 세워진 영광이란 머지 않아 상당히 불쾌한 마음의 짐으로 바뀌게 마련이에요 (★) '붙일 수 없는 제목'에서는 왠지 까탈스럽기만 하는 작가로만 생각했던 마크 트웨인이 아주 많이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아내가 교정을 하는 동안 자신들이 애정하는 구절이 사라질까 전전 긍긍해 하는 그의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도 나왔다. 마지막 3달러 소설은 실화라고 몰입해서 읽는 바람에 막판에는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헛웃음이 나기도 했다. 전반적인 이 책의 느낌은 마크 트웨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에 좋긴 하지만, 역시나 그는 소설로 만나는 것이 더 낫다(3달러로 굳혀진 생각)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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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매일의 빵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5. 14:43
정웅책머리나는 빵을 만들고, 빵을 팔고 그 돈으로 순댓국과 소주 한잔을 사먹고 집에 간다. 행복하다. 10년 후에도 똑같으면 좋겠다. 그렇게 행복하니까. 본문p39 나에게도 다른 사람들처럼 아침에 출근하는 회사가 있구나. 양복과 넥타이가 내 몸처럼 익숙해졌다. 거리를 가득 메운 퇴근길 회사원들 사이에서도 꽤나 잘 어울려지는 모습이 되었다. 반면 비슷비슷한 모습의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쉽게 찾을 수도 없었다. 남들과 비슷해지고 사회에서 이탈되지 않았음에 안심해하면서 그냥 이렇게 살면 되는 건가 싶었다.p80 솔직함이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앞으로 예정된 노력의 시간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 시간만이 나를 강하게 만들고 언젠가 당당하게 서게 한다는 것을 믿는다. 단순히 빵 만드는 일에만 적용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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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결혼없이 함께 산다는 것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5. 14:33
01 & 91p56 때로는 잘잘못을 따져 묻기보다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게 상대를 더 미안하게 만들기도 한다.p41 하지만 '식사시간을 따로 가져야 하나' 같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끝으로 그냥 서로의 모든 것을 품어주자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정말로 함께 한다는 건 그런 것이니까.p81 그리고 두 손을 잡고 약속했다. 온전히 우리만의 것을 적어나가자고. 우리는 언제나 우리로 존재하자고. 그것만이 우리다운 일이라고 그렇게 우리를 지켜내자고.p82 함께 살면 더 많은 시간을 붙어 있는 것도 맞지만, 그것보다 서로 분리될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트러블이나 서운한 점이 생겨도 서로 조금 떨어져서 감정을 가라 앉히고 차분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될 때가 많은데,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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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작은 여행, 다녀오겠습니다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5. 14:19
최재원 지음 드로잉 메리 그림 p17 오늘 하루 조금 우울하고, 내가 고갈되는 기분이라면 편한 신발로 갈아 신고 조용히 동네 산책 한번 다녀오면 어떨까요? (★) 퇴사를 하기 직전부터 산책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운동, 어느 날은 사람 구경 등등. 가끔은 행복이라고 부르고 싶은 어떤 감정이 일어나기도 한다. 다음에는 책에서 안내한 것처럼 옆 동네에 숙소를 잡고 쉬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COVID-19로 먼 곳으로의 여행이 불가능해졌으니, 매일을 여행하는 기분이 될 수 있게 나의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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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따뜻한 식탁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5. 14:14
강하라, 심채윤 p17 농부를 존경하지 않는 사회는 훌륭한 음식의 본질을 왜곡하기 쉽다. 좋은 음식은 혀가 좋아하는 비싸고 소문난 맛집의 음식이 아니라 안전하게 기른 채소와 과일이다. p39 요리는 우리가 어린시절 다양한 색의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며 노는 것 만큼이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분야다. p79 채식은 그 어떤 것에도 고통과 해를 끼치지 않는 절대선이 아니다. 타자와 환경에 최소한의 해를 주고, 고통을 줄이고자 하는 '최소한의 상대적 선택'이다. p189 계절에 맞는 음식을 먹다보니 음식 때문에 그 계절을 기다리는 것인지 계절이 바뀌어서 좋은 것인지 헷갈린다. (★) 건강한 요리법과 농부들이 기록된 책이다. 그래서 가끔은 뭘 해먹지 하는 때가 많아서 참고해보려고 책을 샀다. 에세이와 요리서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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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일인분의 삶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5. 10:57
이슬기p9 고스란히 혼자서 일상을 만들어가는 한편 내면의 복잡한 생각과 감정을 글로 새겼다. 글쓰기는 요철로 저멀된 내 하루의 위안이었다. 즉흥적으로 내뱉어내야 하는 말보다 시간을 들여 꾹꾹 눌러 담는 글이 좋았다.p25 자주 밥을 지어 먹으면 좋겠는데, 생각만큼 밥솥이 따뜻해지는 일은 적다. 귀차니즘이 문제일까, 외로움이 문제일까.p64 자립심은 내게 있어서 중요한 감정 중 하나이다. (중략) 혼자 해낸다면 나라는 사람도 어딘가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p75 그렇긴 해도 왠지 여유는 점점 줄어들었다. 나이는 들고 경험은 늘었는데, 오히려 20대 때처럼 마냥 좋은 마음으로 친구를 만나기엔 내겐 너무 여유가 부족했다. 독립하면서 경제적 공황이 너무 심하다는 것도 한 몫했다. 이 여유라는 게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