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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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8. 12. 16:48
김초엽 지구에 남는 이유는 단 한 사람으로 충분했을 거야. 보현을 무슨 말로 위로해야 했을까? 나는 순간 보현을 위로할 수 있는 어떤 언어도 나에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언가 중요한 것이 가슴속에서 빠져나가버린 듯 싸늘했고, 나는 그게 생각이나 관념이 아닌 실재하는 감각임을 알았다. 그제야 어설프게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게 진짜로 엄마의 지난 삶을 위로할 수 잇는 건 아니겠지만." 지민은 한발짝 다가섰다. 시선을 비스듬히 피하던 은하가 마침내 지민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지민은 알 수 있었다. "이제......." 단 한마디를 전하고 싶어서 그녀를 만나러 왔다. "엄마를 이해해요." 정적이 흘렀다. 은하의 눈가에 물기가 고였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지민의 손끝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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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od Place - 굿 플레이스개인 도서관/즐거운 것들에 대하여 2019. 8. 23. 16:50
항상 넷플릭스 로그인하면 뜨는 작품이었으나, 나쁜 사람이 천국에서 소동을 벌이는 일이겠거니 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러다 최근 몸이 아파서 주말에 앓아 눕는 일이 많아지는 나를 떠나지 못하는(?) 남편 덕에 이 작품을 보게 되었다. 우리는 이 작품의 시즌 2까지 감상을 했으며, 현재의 나는 내가 결코 good place에는 가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my lovely Janet!! 그냥 그녀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저런 친구 하나 두면 남 부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물론 내가 Janet이 되는 것은 어렵겠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인데, 문득 영화를 보다가 궁금한 것이 있었다. 왜 항상 우리가 그리는 지옥은 물리적인 고통을 느끼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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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 혜민스님개인 도서관/도서관1 2019. 5. 28. 09:04
추신1. 덧붙이는 것을 앞에 쓰는 이유는 최근에 불거진 혜민 스님 문제 때문이다. 책의 내용이 참 좋았는데, 뒷통수는 이렇게도 맞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글을 지워야 하나 싶지만, 이 역시 기록의 일부라서 그대로 놓아둔다. 만약 현재의 모든 문제가 사실이라면, 저자가 다중적 자아가 있다고 생각해야 할까? 좀 슬프긴 하지만, 열심히 해도 티가 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호수에 떠 있는 백조처럼 우아하게 보이기 위해서 다리를 열심히 움직이지만, 그저 남들의 눈에는 편안해보이는 백조일 뿐이다. 이는 비단 나만이 겪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업무 진행하다보면, 나의 고객들은 모르지만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이 뛰어 다닌다. 그러나 이 것을 알아주는 것은 내 파트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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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애 - Il Mare - A Love Story개인 도서관/즐거운 것들에 대하여 2019. 5. 28. 08:35
를 시작으로 20대를 함께 보냈던 서정적인 영화들이 다시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영화 리뷰라기 보다는 영화에 얽힌 추억담이 될 것 같긴 하지만, 가 아니라 왜 가 첫 글이 되었냐면, 아무래도 여름이 오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를 볼 때 그들은 나보다 어른(?)이었는데, 지금의 내가 본 그들은 너무나도 어린 친구들이었다. 그리고, 시공간을 뒤틀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나이를 먹어서인지 논리적인 연결고리가 안맞는다는 것과 전지현님의 성우 연기가 조금 어설픈 것 같기도 하는 영화 본연에 대한 것보다 부수적인 것에 자꾸 관심을 가지게 된다. 술을 마시지 못했던 나의 어린 시절에 와인은 어른스러운 술(아버지의 영향으로 양주는 아저씨 술로 인지했으니까...)로 보였고, 파스타와 곁들여 먹는 이정재의 모습이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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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 Moms - 워킹맘 다이어리개인 도서관/즐거운 것들에 대하여 2019. 4. 2. 03:01
결국 시차 적응에 실패한 나는 침대에 누워 멍하게 있다가 미국에 오면서 다운 받아 둔 넷플릭스 영화, 워킹맘 다이어리(Workin' Moms)가 생각났다. 그리고 나는 결국 1회~5회를 정주행(?)하고 새벽에 겨우 잠이 들었다. 첫 시작이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적어도 나에게 그랬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이어지는 육아 전쟁에서 실제로 멋지게 자신을 가꿀 수 있는 엄마가 몇이나 될까? TV나 뉴스에서 멋진 슈퍼맘으로 나오는 일부 셀럽들의 이야기에 언제나 따르는 댓글들, 바로 "그럴만한 돈과 시간의 여유가 없다"는 현실적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게 만든다. 모유 수유로 망가진 자신의 가슴을 비난하는 엄마와 모유 수유를 위해 희생한 자신의 가슴에 대해서 자부심을 표현하는 엄마. 같은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