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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5. 당신을 보면 이해받는 기분이 들어요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4. 1. 10:00

    김건희, 김지연

    * 선드리프레스

    김건희 : 비전공자로 예술계에 입문한 사람
    김지연 : 미술을 전공하고 비평가로 활동하는 사람

     

    미술관

    건희는,

    * <마리나의 눈>, 김지연

    p11.
    편안하고 따뜻하면서도 뭉툭하지 않은 글이 좋다.
    p12.
    미술에 관한 편지를 주고받자고 했지만 쓰고 보니 미술이 삶의 모든 주제를 관통한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지연은, 

    p13.
    안과 밖을 연결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다시 미술 앞에 섰다.
    p14.
    모호한 것을 글에 담는다고 분명한 것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호한 것 자체로 선명하게 드러날 때 우리는 마침내 두 발을 땅에 붙이고 설 수 있다.

     

    겨울에서 봄

    당신을 보면 이해받는 기분이 들어요 / 건희

    p18.
    언니, 솔직히 저는 쓰면서 살고 싶지 않아요. 쓰는 건 피곤한 일이에요. 골치 아픈 일이에요. 지겹고요. 끔찍하기까지 해요. 제 감상은 단순해요. 좋다. 싫다. 멋지다. 유치하다. 아름답다. 별로다. 내가 이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유를 거슬러 추적하는 과정은 힘들고 피곤한 일이에요.
    p19.
    동시대를 살았더라면 우리는 만나지 못했겠구나. 서로를 제떄에 놓쳐서 나는 이 사람을 영원히 미화할 수 있게 되었구나 생각했네요.

     

    우리 운명의 점을 이어볼까요 / 지연

    p26.
    그거 알아요? 미술관에는 유난히 혼자인 사람이 많아요.

     

    오늘의 아름다움 / 건희

    p34.
    미술보다 미술적인 것, 연극보다 극적인 것을 일상에서 만납니다.

     

    가려진 마음을 발견하는 일 / 지연

    p39.
    그 물건들은 샤르댕의 그림 속에서 자신의 본질을 바닥까지 드러낸 것처럼 보여서, 저는 그것들이 무생물임에도 어쩐지 '신뢰'라는 단어를 건네고 싶어져요.
    p41.
    배경과 맥락을 모르는 사람에게 그건 유머가 아니라 공허한 울림이었어요.
    p43. 
    하지만 사람과 사람을 건너 전달된 말을 제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까요, 그 건너 건너의 마음까지 헤아리지 못한 게 잘못이었을까요. 회복하는 데에 시간은 걸렸지만, 제 책임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을, 제 가치관과 도덕 안에서 책임 있게 꺼냈고, 거기까지가 전부였다고 생각해요. 모든 경우의 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는 없으니까요.
    p44.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우리가 삶에서 신뢰할만한 것, 지켜내야 할 것들을 발견하는 게 우리가 예술에서 구해야 할 진실이라고 생각해요.
    p46.
    제가 쓰지 않아도 아름다움은 거기 있는 것처럼, 쓰는 삶이 아니더라도 제 삶은 거기 있어요. 삶은 당연하지만 쓰는 일은 당연하지 않아요.

     

    봄에서 여름

    미미의 미술 순례기 1부 / 건희

    p55.
    그것에 대한 애틋함이 부풀어 오를대로 올느 지금이 가장 좋은 상태이다. 언젠가 때가 되면 만나게 되겠지. 그날은 분명 날씨가 좋을거라고 미미는 생각했다.
    p56.
    고독은 병이 아니고, 밟으면 터져 죽는 지뢰도 냄새나는 똥도 아니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통과하고 견뎌야 하는 시간의 양이었다.

    * <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사랑이 있을 자리 / 지연

    p67.
    역시 전시와 작품은 좋아하는 마음으로 봐야 하나 봐요.
    사랑의 눈으로 봐야 모르는 세계를 쉽게 발견할 수 있거든요.

     

    미미의 미술 순례기 2부 / 지연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프루스트
    * 서울은 이상한 도시(유튜브)

    p76.
    사유가 사치가 되어버린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안갯속에서, 회색을 더듬으며 / 지연

    p81.
    확신이 생긴다는 건 그 영역에 있어서 타협의 여지가 없다는 거잖아요.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무언가 놓치고 돌아보지 않는 구역이 생기고 그러다 확신이 아집이 될까 봐 두려워요. 균형 잡기는 언제 어디서든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확신을 가지는 순간이 좋지만, 그 뒤엔 곧바로 마음이 쿵 내려앉는 불안을 느끼기도 해요.

     

    아름다움을 위한 조건 / 건희

    p96.
    "모르는 것들이 있어도, 아니 더 많아도 괜찮을 거 같다"

     

    여름에서 가을

    시차를 맞추는 일 / 지연

    p102.
    그러니까 사랑은 어쩌면 결심의 문제예요.
    p106.
    다만 무언가를 진심으로 해내기 위해서 우리에겐 시차를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진짜 편지 / 건희

    p117.
    원고가 아닌 편지이므로 퇴고 없이 보냅니다.

     

    완벽하지 않은 시작 / 지연

    p122.
    혼자 있는 시간은 의외로 반가운 것들을 많이 만나는 때에요.
    p124.
    조금 풀어놓은 마음 사이로 여름의 바람이 불고 있거든요.

     

    멋진 하루 / 건희

    p128.
    성실하고 꾸준한 사람의 힘 빼기. 그 가벼운 걸음은 경쾌해요.
    p133.
    나는 운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동안 눈물이 나지 않는 것이 고민이었다. 고독을 예습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구겨지지 않는 마음 / 지연

    p137.
    사람도 그래요. 왜인지 알면 밉지 않아요.

     

    가을에서 겨울

    이런 나도 / 건희

    p151.
    언니, 저는 미술관에서 이런 것을 받아요. 울 수 있고, 역할과 책임을 벗고 가장 연약한 나를 만나고, '이런 나'도 이해받을 수 있는 공간이요.

     

    오늘의 춤 / 지연

    p160.
    쉽게 판단하는 태도에 나를 맡기지 않기로 했어요. 나도 세계도 하나의 덩어리라서 납작한 시선 하나로는 다 알 수 없거든요.

     

    잠과 꿈 / 건희

    p169.
    저도 꾸준히 쓸래요. 사소하고 시시하고 무용해 보이는 말일지라도 쓰고 또 쓰다 보면 언젠가는 저의 언어를 가지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당신의 확신이 되고 싶어요 / 지연

    p179.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지키듯 좋아하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네요.

     

    겨울에서, 다시 봄

    지연 언니에게 / 건희

    p183.
    편지는, 어떤 주제를 생각하고 쓰는 글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어요.
    받는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구나.

     

    우리는 그저 작은 점이지만 / 지연

    p195.
    처음엔 운명이 아니었을지라도 운명으로 만들어낸다면, 결과적으로 그건 운명이 아닐까요?
    p199.
    당신의 계절이 빛나는 한 여름에 도착할 순간을 상상하면서 별의 운동을 기다려보는 밤이에요.

     

    (★)
    미술관 서점에서 고른 책이다. 두 여성의 편지를 엿보는 기분이지만, 미술이라는 배경을 두고 소소한 일상과 사유를 공유하는 부분을 읽다보니 마치 내가 편지를 쓰고 받는 입장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미술관 산책을 하고 싶은 날, 고민이 많은 날 읽으면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독서생활자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