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은 건강검진. 뒹굴 거리거 싶지만... 분리수거도 해야 하고 운동도 다녀와야 한다. 그래도 청소와 설거지는 했으니 다행이다.
겨울이라서 눈이 올 수도 있는데, 마치 3월애 눈이 온 기분이다.
춥고 공기질도 나쁘다니... 그래도 어둑어둑한 새벽에 산책 나와 저 풍경을 바라 보니 여행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잠시 행복했다. 엄마는 입맛이 없다가도 우리가 가면 많이 드신다. 시장이 반찬이 아니라 대화가 반찬인 것 같다.
느지막히 일어나 음악 그리고 낮은 볼륨의 사람들의 대화를 배경으로 커피를 즐기고, 소수의 사람들만이 채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 오후 내내 밀려둔 빨래를 돌리며, 늦은 점심으로 휴가가 마무리 되려나.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지만 무언가를 해낸 하루.
주말은 결혼식 참석으로 여유가 없었고, 이번주는 야근과 회식으로 정신이 없었다. 입사 기념으로 받은 꽃들이 하나둘 시들어, 지금은 지인에게 선물 받은 맥주 잔에 단촐하게 담아 두었다. 전화기 넘어 아빠의 고단함이 느껴진다. 엄마의 투덜댐도 아직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간만에 내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들어주어 고마워요.
어젯밤부터 금이가 생각났다. 골드. 금과장에서 금부장까지 십년 훌쩍 넘게 인사에 가족 챙기느라 고생하다 은퇴한 우리 강아지. 윤회가 있다면 지금 넌 어디있을까? 아직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기적인 언니이지만, 나는 네가 많이 보고싶단다.
사람들이 사다준 포도 한송이를 해체하고 맛있게도 냠냠. 운동 가기 싫다. 분리수거는 끝났음. 이불도 포개서 다 넣어버림.
남편 친구 결혼으로 포항 방문. 일년 전 들었던 축가를 다시 듣는 기회. 축하해요!!
담엔 꼭 가볼거다. 진짜다. 저 문을 열고 들어가서 맥주 다섯잔 마시고 나올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