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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3 #잠못이루는새벽
    글쓰기방/일상 2020. 11. 23. 03:49

    기차 안에 머문 시간이
    목적지에 머문 시간보다 더 길었던,
    이제는 어제가 되버린 어느날.

    어디를 가도 불안한 마음으로,
    누군가와 함께 밥먹는 것이 부담이 되버린,
    예상보다 길어지는 pandemic 시대에
    더이상 일을 하지 않아 폭이 많이 좁아진 나의 활동 범위는
    점점 더 많이 줄어들고 있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기우라고 한다.
    또한 걱정한다고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걱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걱정스러운 일은 계속 발생한다.
    내가 걱정한다고 걱정스러운 일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어떤 때에는 내가 정말 쓸데 없는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닌지 염려가 되기도 하지만,
    며칠 지나 내 우려가 현실이 되면 "역시나"하는 마음으로 좌절감을 느낀다.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걱정"이라는 제목으로 내가 쓴 다른 글에서
    나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걱정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더 홀가분하다고 했지만,
    사실 우려한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보다 일어난 경우가 많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걱정을 하고 미리 방법을 찾는다. 
    어쩌면 문제가 닥쳤을 때 우왕좌왕하지 않고 
    침착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전에, 걱정 없는 하루를 한번이라도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또 하지만 알고 있다. 당분간은 그 하루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도.

    그래서 지금의 나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서 내가 내리는 모든 결정이 불안하다는 것.
    옆에 있는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해야만 하는 것.
    그러나 그마저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더 불안하다.

    오늘따라 그 불안이 나의 잠을 집어 삼켰다.
    그래서 나는 잠을 자지 못하고 이렇게 아무런 의미 없는 이야기를 적어나가고 있다.

타인의 시선으로... Omniscient P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