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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꿈글쓰기방/일상 2024. 7. 2. 20:50
폭우가 쏟아진다. 간만에 쓰는 일기의 키워드를 죽음으로 하려다 변경했다. 떠올리는 단어가 죽음이라니. 사실 요즘들어 자꾸만 내가 사라져버렸으면 한다는 생각을 한다. 서서히 소멸되어 그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는, 그러나 있을 수 없는 일.
늦음 밤 윗층이 내는 쿵쿵 소음에 잠을 자려다 깨고를 반복하다보니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아까 낮에 빗소리를 들으며 잠시 눈을 붙였는데, 이상한 꿈을 꿨다. 꿈에서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무리와 뒤섞여 무슨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일이 생각보다 잘 되었는데, 잘 되었는데 그 보상의 결론은 내가 누군가의 무덤을 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던 것 같고 그렇게 하기로 결정이 났다. (사실 나는 파묘라는 영화를 아직 보지 못했다. 그래서 왜 이런 꿈을 꾸는 건지 알 지 못하겠지만...)
그래서 몇몇의 사람과 보도블럭과 주차장이 되버린 공간에 작은 봉분으로 흔적을 내비치는 그 무덤을 조심스레 파헤쳐 정말로 작은 관을 꺼냈다. 나머지는 내 역할이 아니었나보다. 다른 사람들이 조심히 이장을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동안 나는 젊은 여자 무속인이 등을 쓸어주며 위로해주는 동안 엉엉 울고 있었다. 그저 꿈이지만 갑자기 그 어린 여자아이의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안타까워 한참을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꿈의 해석은 다양하다. 그냥 찾아본 꿈풀이는 횡재할 수며 재물이 생긴다는 것. 새로운 직업이나 학문적 성과라는 것. 결국은 변화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리고 슬퍼하는 것은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변화가 두렵다는 것.
어쩌면 꿈에서조차 나는 죽음을 생각했었나보다. 사실, 이미 나의 마음의 일부는 점점 소멸해가고 있는 기분이 든다. 나라는 존재가 내 안에서 사라져가는 느낌. 어떤 사람들은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라는 의견을 나에게 말하지만, 그건 여러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일을 그만두게 된 여러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나 할까. 살다보니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더 좌절감을 느끼는 것 같다. 누군가는 이를 발판으로 삼아 도약을 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