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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6. 언어의 온도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8. 19:58

    이기주

    p8.
    언어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습니다.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가 저마다 다릅니다.
    p19.
    상처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 상처의 깊이와 넓이와 끔찍함을.
    그래서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에서 자신이 겪은 것과 비슷한 상처가 보이면 남보다 재빨리 알아챈다. 상처가 남긴 흉터를 알아보는 눈이 생긴다.
    p25.
    흔히들 말한다. 상대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그건 작은 사랑인지도 모른다.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큰 사랑이 아닐까.
    p45.
    음식을 맛보며 라거를 떠올린다는 건, 그 음식 자체가 그리운 게 아니라 함께 먹었더 사람과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리운 맛은, 그리운 기억을 호출한다.
    p75.
    본질은 다른 것과 잘 섞이지 않는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언젠가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엉뚱한 방식으로 드러나곤 한다.
    p169.
    진짜 소중한 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법이다. 
    가끔은 되살펴야 하는지 모른다. 소란스러운 것에만 집착하느라, 모든 걸 삐딱하게 바라보느라 정작 가치 있는 풍경을 바라보지 못한 채 사는 건 아닌지. 가슴을 쿵 내려 앉게 만드는 그 무엇을 발견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눈을 가린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p232.
    격한 감정이 날 망가트리지 않도록 마음속에 작은 문 하나쯤 열어 놓고 살아야겠다 분노가 스스로 들락날락 하도록. 내게서 쉬이 달아날 수 있도록.
    p248.
    종종 공백이란 게 필요하다.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무언가 소중한 걸 잊고 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 우린 마침표 대신 쉼표를 찍어야 한다.
    공백을 갖는다는 건 스스로 멈출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제 힘으로 멈출 수 있는 사람이라면 홀로 나아가는 것도 가능하리라.
    p292.
    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살다보면 싸워야 할 대상이 치고 넘치는 데 굳이 '나'를 향해 칼 끝을 겨눌 필요가 있을까 싶다. 자신과의 싸움보다 자신과 잘 지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
    이 책은 제목이 인상적이다. 언어에 온도가 있다. 그런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신과 혼이 있는 내가 하는 것이니 글로 표현을 한다고 해도 언어는 어쩌면 나를 나타내는 중요한 무언가이며, 어쩌면 나의 분신이거나 또 다른 나일지도 모른다.
    요즘의 나는 분노에 차올라 거친 말을 내 뱉고 있다. 상대가 듣던 말든 상관 없지만 거친 말을 내뱉은 뒤에 속이 후련하지 않는다. 그냥 악 하고 소리 지르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나를 위해서 좋은 말을 쓰고 싶다가도 눈이 뒤집히는 상황에서는 (이 역시 적절치 못한 표현이겠으나..) 통제가 안되니...

타인의 시선으로... Omniscient P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