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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매일의 빵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5. 14:43
정웅
책머리
나는 빵을 만들고, 빵을 팔고 그 돈으로 순댓국과 소주 한잔을 사먹고 집에 간다. 행복하다. 10년 후에도 똑같으면 좋겠다. 그렇게 행복하니까.
본문
p39
나에게도 다른 사람들처럼 아침에 출근하는 회사가 있구나. 양복과 넥타이가 내 몸처럼 익숙해졌다. 거리를 가득 메운 퇴근길 회사원들 사이에서도 꽤나 잘 어울려지는 모습이 되었다. 반면 비슷비슷한 모습의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쉽게 찾을 수도 없었다. 남들과 비슷해지고 사회에서 이탈되지 않았음에 안심해하면서 그냥 이렇게 살면 되는 건가 싶었다.p80
솔직함이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앞으로 예정된 노력의 시간들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 시간만이 나를 강하게 만들고 언젠가 당당하게 서게 한다는 것을 믿는다. 단순히 빵 만드는 일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면 모든 일에서 본질적인 어떤 것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생길 것이다.
(★)
내가 모카빵을 먹기 시작한 것이 '오월의 종' 모카빵을 먹으면서 부터이다. 물론, 지금 나의 최애 모카빵은 '르빵'의 모카빵이지만, '호두크림빵'은 여전히 내가 애정하는 '오월의 종' 빵이다.
가게를 방문할 때에는 종종 사장님을 뵐 수 있었다. 인상도 좋으셨고, 빵에 대한 애정도 돋보이셨다. 지금은 이태원에서 멀어지면서 가끔 생각날때마다 방문하지만, 한때는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듯 드나들었던 곳이어서 책을 발견하고 기쁜 마음에 한번에 다 읽었다.
그냥 빵을 좋아하셔서 성공만 하셨을 것 같았는데, 실패를 거듭하신 것도, 늦은 나이에 시작하신 것도, 안정적 궤도에서 벗어나신 것도 역시나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이었다. 역시나 나는 다른 사람의 성공적인 면만을 보고 부러워하기만 했던 것 같아 부끄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