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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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마흔에 관하여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2. 17:17
정여울 마흔의 문턱에서, 내 삶은 분명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눈길도 주지 않던 그 무엇이 간절히 그립고, 때로는 미친 듯이 뭔가에 도전하고 싶어 진다. 그런 내가 싫지 않다. 그런 마흔이 무척이나 설레고, 기특하며, 눈부시다. 마흔의 문턱을 넘으며 '익숙한 나로부터 거리두기'만큼 중요한 것이 소중한 타인과의 거리두기'임을 깨달아가고 있다. 나이들수록 깨닫게 된다. 멀어져야 더욱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는 것을. 슬럼프의 치명적인 허점은 바로 그것이다. 상대방이 내 마음의 '이곳'을 찌른 것이 아닌데, 꼭 여기가 아프다. 여기는 나의 콤플렉스니까. 그리고 콤플렉스가 모여 있는 마음의 장소는 아이러니하게도 내 가장 소중한 보물이 모여 있는 장소이기도 하니까. (중략) 내가 나라는 이유로, 내가 어떻게 해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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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8. 27. 16:18
정여울 p18 외향성을 우대하는 사회에서는 내향적인 사람들이 십중팔구 손해를 본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속설은 내향적인 사람들을 절망시킨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분위기 망치지 마'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마'라는 잔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성격을 원망하기 쉽다. (중략) 완전히 의향적인 사람도 완전히 내향적인 사람도 없다. 내향성과 외향성은 지킬과 하이드처럼 한 인격 내부의 두가지 상반된 모습이 아닐까. p24 "직업은 당신의 진정한 기쁨과 세상의 깊은 허기가 만나는 장소다" p33 내가 트라우마를 소유한 것이 아니라 트라우마가 나를 소유한다는 말이 있다. 트라우마의 본질은 통제 불가능성이기 때문이다. '이제 좀 쉬어야 해'라는 생각이 들 때도, 다 잊고 휴가나 떠나자고 결심할 때도, 몸이 쉴 때조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