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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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여름의 빌라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4. 30. 13:30
백수린 시간의 궤적나는 서울에서 해보지 않은 모든 것을 경험해볼 생각이었고, 더이상은 후회로 인생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내 눈에 언니는 주저함이 없고, 용감하고, 언제나 반짝이는 사람처럼 보였다. "나는 용감한 게 아니야. 단지 그러는 척 하는 거지. 척을 하다보면 그래지기도 하니까.""우리는 전부를 걸고 낯선 나라에서 인생을 새로 시작할 만큼 용기를 내본 적 있는 사람들이니까, 걱정 마.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스스로 원하는 걸 찾을 줄 아는 사람이야."창 밖을 다시 바라봤다. 이제 바깥은 먹색으로 가득했고, 어둠 속에서 흰 거품만이 주기적으로 부서져 내렸다. 완벽히 새로운 삶이라는 언니의 말을 듣고 나자 나는 완벽한 유배의 삶이 시작되었다는 자각이 들었고, 그러자 알 수 없는 패배감이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