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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3. 집의 탄생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31. 10:42

    김민식

    p38.
    우리는 사람의 내면과 삶의 태도를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집의 형태와 거주 지역에 관한 정보 만으로 종종 그 사람을 섣불리 평가한다. 집이 주는 편견은 크다. 
    p81.
    집에는 어머니가 늘 살아 계신다. 집은 어머니다.
    p105.
    더 극단적으로 이 시대 대한민국의 집은 부동산 가격만으로 치환되었으니, 아름다움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p128.
    작은 집은 편안한 집이다. 한국, 중국, 일본의 어느 옛 그림에도 집은 작고 소박하며 화폭을 지배하지 않고 살짝 얹어 있을 뿐이다. 우리의 미학은 이러하다.
    p203.
    우리의 옛말에 "집은 남이 지은 것을 사고 나룻배는 직접 만들어라"라는 말이 있다. 집 짓는 것이 배를 건조하는 것보다 힘들다는 의미이겠다. 집 짓기는 인간과 우주 삼라만상의 문리를 깨치는 행위, 집 세 채를 지어보면 세상 문리를 꿰찮다고도 했다.
    p233.
    명품 건축, 럭셔리 하우스란 애초에 없었다. 사람이 있었다.
    p264.
    팔자를 고치려고, 내 운수가 궁금하여 용하다는 점집이나 무당집을 찾는다. 과학자는 집이 만드는 팔자를 분석하고는 주거 환경을 바꾸라고 권한다. 나와 내 가족의 팔자를 고치려면 그 전에 용한 건축가를 찾을 일이다.
    p287.
    기차역은 집으로 가며, 또 집을 떠나며 꼭 거치는 너와 나, 모두의 집이다. 가족의 출영이나 환송은 기차역으로 연장되었다. 떠나면서 집에서 인사를, 그리고 기차역에서 가족과 마지막 인사를 한 번 더 했다. 멀리 떠났다가 고향 역이 가까이 오고 기차가 플랫폼에 멎으면 집에 도착한 것이다. 개찰구를 통과해 기차역 홀에 들어서면 마냥 드는 안도감. 역 구내에 들어서는 순간 내 긴 여정은 끝난 것이다.
    p308.
    우리는 기억 속에서 살고 있다. 세월 지난 어느날 지금 나의 집도 기억 속에 존재할 것이고.
    집은 기억이며, 기억은 시를 낳았다.

     

    (★)
    최근에 집에 관한 책들은 어쩌면 SNS에 각광 받는 사람들의 이쁜집 이야기나 자립 가구의 집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이 책은 거주지 집이 가지는 의미를 다양하게 살펴보는 것 같아서 나의 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타인의 시선으로... Omniscient P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