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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2. 10:12
신미경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든 꼭 지키고 싶은 두 가지가 있다. 좋은 식사와 편안한 잠자리. 이 두가지만 제대로 충족된다면 살아가는데 별다른 불만이 없을 상당히 단순하고 동물적인 욕구다.
만족스러운 생활의 영양분은 몸과 마음 챙김에 있다. 마음에 거슬리는게 많고 고민이 많을 때는 편안하게 자기 어렵다.
볕을 쬐며 간단히 식사를 할 때면 지금은 살고 있다는 자각을 한다. 나를 찾고 내면의 평화를 찾아 멀리 떠날 필요가 없어진 건 지금 누리는 시간이 흡족해서다.
수집하고 있는 물건은 지금 내가 빠져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가장 간결하고 명확한 증거물. 사람은 사랑에 빠진 대상에 시간과 돈을 쓰기 마련이고 많은 경험과 시도는 자신만의 취향을 만들어주는 비옥한 토양이다.
롤모델은 정해지지 않은 인생에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 같은 존재. 추구하고 싶은 허상이자 때로는 완벽한 이상향. 변덕스럽고 불안전해서 다소 불행한 내가 아닌 완벽한 인생을 살아가는 듯 보이는 타인을 만나면 온통 마음을 빼앗겨버린다.
시도는 언제나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문을 열어준다.
몸이 너무 지쳐 정신까지 고단한 날, 갑작스러운 위기에 마음이 흔들린 날에도 언제나 목욕을 하러 가자.
일에서 성공하지 못한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언제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 하지만,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그리스어의 책을 뜻하는 비블리오(biblio)와 라틴어 어원으로 취한다는 의미의 바이불리(bibuli)의 합성어로 지나치게 책을 많이 읽는 책 중독자를 뜻하는 비블리오바이블리 사람들이 술이나 종교에 취하듯 그들은 계속 책에 취해 있다고 미국 문예 비평가인 헨리 루이스 멩켄(Henry Louis Mencken)이 창안한 개념이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지식인이 되는 건 아니었다.
책 한권을 이해하는 독서는 잠깐의 흥미가 아닌 공부에 가깝다.
책을 편식하는 건 생각이 꽉 막힌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다.
영화는 짧은 시간에 많은 감정 소비를 불러온다.
철학같은 명징한 도구는 없지만 나는 언제나 결국 나를 믿는다. 가장 커다란 버팀목은 나 자신이다. 건강문제, 실직처럼 살면서 마주한 커다란 위기를 어떻게든 헤쳐나갈 때마다 조금씩 단단해지던 감정이었다. 나는 약한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론 강했다.
나는 이제 부러움을 긍정으로 바라볼 수 있다. 오히려 부러움이 생길 때 내가 깨어남을 느낀다. 부러움은 내가 고민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삶의 무료함을 벗어나게 한다.
실패해도 자신을 너그럽게 용서할 때는 내가 잘 모르는 환경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완벽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고, 일정표대로 반드시 움직여야 한다는 규율에서 벗어나게 될 때 더 큰 즐거움이 찾아왔던 순간들. 그러나 익숙한 일상은 실패를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 (중략) 모든 것에 효율과 손익을 계산하지 않고 자연스레 살다보면 가끔 얻게 되는 수확이다.
무엇이든 배우면 쓸모가 있다. 배움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항상 타인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지금은 어디를 가도 환대를 바라지 않는다. 실망하지 않기 위해서다.
(★)
나이를 먹을수록 취향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유명한 유투버들. 취향이 고급지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고, 또 한편으로 그래서 멋져보이기도 한다. 나는 고급진 취향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지만 고급진 언어를 쓰는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