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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8. 안간힘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2. 16. 17:55

    유병록

     

    자기의 불행을 고백하며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서 운다고 해도 불행은 결코 전염되지 않는다. 그 걱정 때문에 다른 사람과 만나길 꺼려하거나 자기의 불행을 내비치길 주저하지 않아도 된다. 
    불행은 전염병이 아니다.

     

    어떤 침묵은 외면이겠지만, 어떤 침묵은 그 어떤 위로보다 따듯하다. 

     

    아들이 세상을 떠나서 그 화장한 유골을 뿌려야 할 곳을 정해야 했을 때, 나는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의 '슬하'를 떠올렸다. 아들의 유골함을 들고 할아버지가 누워 계신 곳으로 갔다. 나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고, 아버지와 장인 어른께서 유골함을 들고 할아버지 무덤 근처에 아들의 유골을 뿌렸다. 할아버지, 죄송하지만 우리 아들 잘 좀 부탁드려요, 아직 말도 못 배웠는데요, 저 어릴 때처럼 데리고 다니며 이것 저것 알려주세요, 이렇게 부탁을 하고 돌아왔다.

     

    (★)
    가족의 상실을 주제로 하는 에세이를 많이 읽었으나, 아직은 내가 부모가 아닌 관계로 저자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했을 것인지 의문이 들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할아버지에게 부탁하는 글을 읽을 때, 느꼈던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타인의 시선으로... Omniscient P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