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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맥주 한 캔의 여유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0. 23. 13:58
민개미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
확실한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있는 이 온전한 주말 아침이 좋다
누군가의 힘든 하루를 듣기엔 오늘의 '나'도 너무 벅차다.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불끄는 순간은 느낌이 이상하다. 뿌듯하기도 하고. 하지만...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다. 하나님, 부처님, 조상님 제발... 아무일도 안 일어나게 해주세요.
이렇게 세상이 아름다운데 나는 왜 그렇게 갇혀서 살았던 거지?
(★)
한창 심하게 일했던 적이 있다. 그 때는 수술하고 제대로 쉬지 못한 상태여서 몸이 정말 좋지 않았었는데, 일을 도피처 삼아 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의 나라면 저렇게 일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때가 생각났다. 너무 힘들게 했던 회사 생활이라서 기억에도 지우려고 노력하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억울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인생에서 인간관계에 마가 껴도 저리 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수술하고 힘든 상황임에도 내가 나를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남들도 나를 업신 여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같이 고생했던 그 친구와 다른 부서분들과 고객사를 비롯한 타 협력업체 분들의 위로 덕분에 버티고 견뎠던 것 같다. 풀죽은 내 모습에, 잘못하지 않았지만 내가 잘못한 것처럼 몰아가던 상황에서 울음을 꾹 참았던 그 때의 나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거나 차나 밥을 사주며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시던 분들 덕분에 힘을 냈던 것 같다.
요즘 같은 때에는 모두가 힘들다고 하여 남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고 한다. 정말 모두가 힘든 상황일 수 있지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나 받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한다. 나 역시 남의 힘든 상황을 돌보아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것을 잘 못하지만, 가끔은 너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없이 커피 한잔 사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한다. 그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경험해서 잘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