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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0 #비오는날의김치전글쓰기방/일상 2019. 3. 31. 14:24
토요일 점심
날씨가 평범하지 않다. 흐리다가 비가 내리는 것 같다가도 잠깐은 해가 비친다.
재미있게 야구 경기를 보고 들어와서는 별 것도 아닌 이유로 괜히 나혼자 토라졌다가 또 남편의 처량한 모습이 안타까워서 아침을 챙겨주었는데, 10시쯤 아침을 먹은 남편에게 점심을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다 비도 오고 그러니 김치전을 부쳐주자는 생각을 했다.
엄마표 김치. 이제 막 시작한 내 살림에 김치, 그것도 묵은지 김치가 있을리 만무하다. 염치 없지만 엄마가 만든 김치를 작은 통 하나 얻어왔었다. 그리고 일전에도 한번 김치전을 해먹겠다고 사둔 부침가루.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어 잘게 썬 대파를 넣고 마구 섞는다.
이상하게 큰 후라이팬은 쓰기 어렵다. 무겁기도 하고 괜히 큰 사이즈로 부치다가 항상 실패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작은 다용도 팬에 콩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덜어 살살 부치기 시작한다. 다 부치고 난 뒤, 살림 초 담궈서 이제는 다 먹어 없어버린 양파간장장아찌를 양념삼아 먹는다.
항상 내가 하는 음식을 맛있다고 먹어주는 남편에게 또 감사하며, 이렇게 또 한끼를 해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