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나의집에게
-
221.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2. 10:37
하재영p23.집이나 유치원과 달리 학교에는 규율이 많았다. 규율이 많다는 것은 혼날 일이 많다는 의미였다. 학교에서 혼나는 것과 집에서 혼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엄마에게 혼날 때 다른 가족들은 내 편을 들거나 엄마를 말릴 망정 나를 '구경'하지 않았다. 그러나 학교에서 누군가 혼날 때 그 아이는 구경거리가 되었다. 이름이 불리고, 쭈뼛거리며 일어서고, 교단으로 걸어 가고, 선생님에게 체벌을 받는 과정을 모두가 '본다'. 내가 정말 두려워 했던 것은 혼나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가 나의 모멸을 지켜보는 상황이었다.p26.집은 우리에게 같은 장소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집이 쉼터이기 위해 다른 누군가에게 집은 일터가 되었다. 보수도, 출퇴근도, 휴일도 없이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가사 노동의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