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고친애하는
-
188. 친애하고, 친애하는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4. 12. 10:37
백수린 p23.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스스로 되뇌긴 했지만 그 무렵 나는 내 자신이 실패자이자, 낯선 곳을 표류하는 낙오자가 되었다는 느낌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해진 일상이 있는 사람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명확히 아는 사람들을 반복해 만날 때마다 누구나 속해 있는 현재라는 국가의 불법 체류자가 된 것 같은 과장된 감정에 사로 잡혔다. p26. 하지만 어쩌다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역에서 환승하기 위해 계단을 바삐 올라가는 수없이 많은 이들의 뒤통수를 보거나 8차선 도로의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신호가 바뀌어 내쪽을 향해 걸어오는 인파를 보다가 가끔씩, 나는 지구상이 이토록 많은 사람 중 누구도 충분히 사랑할 줄 모르는 인간인 것은 아닌가 하는 공포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무리가 타인을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