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의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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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이완의 자세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4. 16. 18:31
김유담 p43. 이제와서 엄마를 원망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 엄마는 지금의 내 또래에 불과했고,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일들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따금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면 때수건으로 세게 민 것처럼 마음이 따끔따끔해지곤 한다. p49. 양말을 제때 꿰매주지 않아 때때로 내가 구멍 난 양말을 신고 다니는 것도 모르는 엄마의 무신경함에 신경질을 내고 싶다가도, 졸린 눈을 부비면서 내 무용복 한복 저고리 동정만은 매번 손바느질로 새로 달아주던 엄마를 보면 맥이 풀렸다. p84. 나는 그때서야 여탕이 온갖 사람들이 구별없이 드나드는 옷처럼 개방되어 있어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멀쩡한, 너무도 멀쩡한 몸을 가진 사람들만 자신있게 벌거벗은 채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이란 게 눈에 보였다. 목욕탕에서는 체력 소모가 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