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베이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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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위저드 베이커리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1. 03:35
구병모p17 이대로 돌아가 집 현관문을 연다는 건, 그 곳에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지금 이 난감한 가게에서 빵을 사갖고 나온 거잖아. 빵 한 입에 우유 한 모금 물고서, 건조하지도 눅눅하지도 않은 오늘분의 감정을 꼭꼭 씹어, 마음 속 깊숙이 담아둔 밀폐 용기에 가두기 위해p114 "이틀이 멀다하고 우리 빵을 사가는 단골 손님이 막상 빵을 좋아하냐고 물어보니까 아니라고 그래서 나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데. 하지만 이제 네 사정을 알고 나니까 이해가 돼. 네가 빵을 좋아해서 사 간게 아니라 단지 집에서 불편한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걸. 늘 같은 메뉴의 지겨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글허게 여러 종류의 빵에 도전해봤다는 걸." (중략)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