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은굶고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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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3. 11:22
박상영계획적으로, 계획을 지키며 사는 삶이란 어떠할까.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삶에서 계획대로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이 일방적으로 치료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던 그날 밤, 내 몸을 짓누르는 천장의 무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웠다. 넓은 세상, 긴 인생 속, 완벽히 홀로 남겨진 기분. 정상 체중이라는 게 존재하고 날씬한 게 미의 디폴트인 사회에서 살이 쪘다는 것은 권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약자에게 유달리 가혹하고도 엄격한 한국 사회에서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비만인은 직간접적으로 매일 정상의 범주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폭력적인 시선에 노출된 처지인 것이다.다만 나는 매일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나는 작가가 되었고 내 책을 가지게 되었고, 내 글을 실을 지면을 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