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와도꽃은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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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비가 와도 꽃은 피듯이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9. 11:32
노신화 아빠와의 사이가 나빠서가 아니다. 살가운 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둘 사이에 마음의 거리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바쁜 일상이 갈라 놓은 적당한 거리쯤이라고 할까. 생각해보면 아빠의 치매는 외로움에서 비롯된 것 같다. 퇴직 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아빠는 늘 혼자였다. 일터로 나갔다 돌아온 가족 중 누구 하나 먼저 다가가 말벗이 되어 주지 않았다.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진 것이 아빠에게 낯설었던 탓일까. 부모는 자식이 바보이길 바라는 때가 있다. 자신의 아픔을 자식이 보지도, 듣지도, 알지도 못하길 바란다. 당신 때문에 걱정하는 자식을 보는 것이 더 큰 괴로움이니까. 그래서 자식은 뻔히 보이는 부모의 거짓말에도 모른척 눈감아줘야만 한다. 가슴이 아프더라도 말이다. 오늘 아빠와 나는 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