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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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단순한 진심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1. 5. 17. 20:44
조해진 p8. 탯줄은 있었을까. 가끔 그런 의문이 들 때면 반사적으로 두 손을 배에 얹고 가만히 배꼽 근처를 더듬어 보곤 한다. 그러나 내 배꼽은 생모의 흔적일 뿐, 그녀의 손 끝 하나 재현할 수 없다. 무력한 증거, 고유성 없는 기호, 닫힌 통로... p17. 이름은 집이니까요. p32. 40년만에 드디어 엄마를 찾았는데 보러가지 않았어요. 내가 찾던 사람은 생물학적인 엄마가 아니라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감정적인 차원의 엄마였나봐요. 아니, 어쩌면 나는 그 이상의 엄마를 만나고 싶었던 건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아이를 버린 것에 수치심을 느끼고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비는 엄마 말이에요. p115. 몽펠리에로 오라는 리사의 말투는 무심했지만, 내게는 한량없는 안도감을 주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