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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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이별의 푸가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5. 16:14
김진영p22 그 때 잠드는 당신 곁에 친절한 내가 있었듯, 지금 외롭게 잠드는 내 곁에 다정한 당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p41 하지만 또 하나의 침묵이 있다. 그건 그 사람의 침묵이다. 그 사람이 닫아버린 침묵의 문 앞에서 나는 나의 침묵을 부둥켜 안고 나날이 서성인다. 혹시 전화가 오지 않을까. 문자가 날아들지 않을까... 하지만 나의 침묵이 열리지 않는 것처럼 그 사람의 침묵도 열리지 않는다.p49 때로 나는 나를 껴안는다. 꼭 껴안는다. 너를 껴안듯이.p55 공간은 미련을 갖지 않는다. 시간도 미련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나의 육체는 미련을 떠나지 못한다.p58 이별의 아픔은 그 사람과 헤어지는 아픔만이 아니다. 그건 약속의 기적이 깨지는 아픔, 약속과 실현이 해리되는 아픔이다. p62 사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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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아침의 피아노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8. 18. 07:27
김진영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김진영 선생님은 임종 3일 전 섬망이 오기 직전까지 병상에 앉아 메모장에 의 글들을 쓰셨다.13. 분노와 절망은 거꾸로 잡은 칼이다.그것은 나를 상처 낼 뿐이다.52.내가 상상하지 않았던 삶이 내 앞에 있다.나는 이것과 어떻게 만날 것인가.64.한 철을 살면서도 풀들은 이토록 성실하고 완벽하게 삶을 산다.76.어제 누군가가 말했다."제가 힘들어하면 선생님은 늘 말하고 하셨어요. 그냥 놔둬, 놔두고 하던 일 해...... 그 말씀을 돌려드리고 싶네요."81.한동안 눈뜨면 하루가 아득했다. 텅 빈 시간의 안개가 눈 앞을 가리고 그 안개의 하루를 건너갈 일이 막막했다. 그러나 오늘은 아침에 눈떠서 문득 중얼거린다. "안개를 통과하는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그건 일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