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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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시절일기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1. 1. 13. 13:34
김연수 p7.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내게 혹은 이 세계에 일어났을 때,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뭔가를 끄적이는 일이었다. p9. 지난 십 년 동안 쓴 글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묶어 펴내는 지금, 어떤 글이 내가 쓴 글이고, 어떤 글이 저절로 쓰여진 글인지 구분할 수 없다. 이렇게 또 하나의 시절에 마침표를 찍는다. p20. 우리는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한번 더 살 수 있다. p43. 일단 스펙터클이 된 타인의 불행에 사로잡히면 찌꺼기처럼 어떤 감정이 우리에게 들러 붙는다. 목구멍 안에 들러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하지만 이물감 외에는 그다지 고통을 주지 않는 생선가시 같은 것. 고통이라기보다는 불편함에 가까운, 우리 내부의 타자. 그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슬퍼한 뒤에야 우리는 우리 안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