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 최선의 고통

폴 블룸

* <공감의 배신>, 폴 블룸

 

추천사. 끝내 파괴되지 않는 애틋한 존재들 / 김지수

p8.
우리는 행복한 순간마을 기억하고 싶어 하지만, 고난을 빼고 인간의 인생을 설명할 길은 없다. 행복의 얼굴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불행의 얼굴은 다 미묘하게 다르니까.

p10.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락한 삶과 의미 있는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기에, 인간은 얼마나 애틋한 존재인가.

 

서문. '행복한' 삶이라는 환상

* <몰입>,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Mihaly Csikszentmihalyi)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

p17.
현 시대에 대한 불평과 진보에 대한 믿음은 양립 가능하다. 핑커가 신중하게 언급한대로 '과거보다 낫다'고 해서 '괜찮은 세상'은 아니다.

p25.
이 책은 서로 연관되는 세 가지 생각을 벼노한다. 첫째, 특정한 유형의 선택적 고난(고통, 공포, 슬픔을 포함하는)은 기쁨의 근원이 될 수 있다. 둘째, 잘 살아낸 삶은 쾌락적 삶보다 더 많은 의미를 지닌다. 셋째, 고생과 난관을 거쳐야 하는 고난은 고귀한 목적을 이루는 한편 완전하고 충만한 삶을 사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p28.
나는 당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들에 대해 말하겠다.

 

1장. 쾌락주의에 반기를 든다

달콤한 고통이라는 존재

p35.
실패의 불가능성은 몽상이 지닌 약점 중 하나다.

 

'끔찍함'을 초월한 곳에는

p48.
끔찍한 것도 초월적인 것으로 변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행복의 형태

p56.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연구 결과는 우리가 전반적인 삶을 생각할 때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비교하는 경향이 있음을 말해준다. 사회적 비교에 있어서는 한계가 없다.

 

쾌락에도 장르가 있다

p65.
인간은 자연 선택에 뒤이어 사회와 문화에 노출되면서 공동체가 더 나은 것이 되기를, 저으이가 실현되기를 바라도록 만들어졌다. 이는 쾌락죽의적 동기와 구분되며, 때로 충돌하는 심리적 동기가 있음을 뜻한다.

 

인간의 복잡다단한 욕구 체계

p73.
정리하자면 행복한 사람은 건강하고, 재정적으로 넉넉하고, 많은 쾌락을 누리며 사는 경향이 있다. 삶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야심찬 목표를 세운다. 그들의 삶은 더 많은 불안과 걱정에 시달린다. 해당 논문의 공저자인 캐슬린 보스(Kathleen Vohs)는 이렇게 쓴다. 이 결과는 행복의 핵심이 좋은 기분을 느끼는 것, 나쁜 기분을 피하는 것, 욕구와 필요를 충족하는 것임을 드러냈다 반면 삶의 의미는 타인이나 겨로가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행동과 감정으로 예측되며, 이는 걱정과 스트레스로 드러난다.

 

2장. 마조히즘의 스토리텔링

비명과 눈물의 진짜 원인

* <그림과 뉴욕>, 제임스 엘킨스(James Elkins)

p83. 
마조히즘의 핵심적인 환상은 "이성의 의지에 완저하고도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것, 주인인 상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수치를 느끼는 것"이다.

p86.
우리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차이에 반응한다. 이는 어떤 일이 독자적인 속성보다는 과거의 경험과 대비하기 때문에 즐거울 수 있음을 뜻한다.

 

고통과 쾌락의 연결고리

p95.
미래의 쾌락에 대한 투자 외에도 고통을 선택하는 다른 이유들이 있다. 거기에는 무엇보다 대의를 위해 고통받고 있다는 도덕성의 충족 그리고 지배성의 쾌락(통제와 성취 그리고 난관에 맞서는 자율성에서 나오는 만족감)이 포함된다.

 

BDSM이라는 신비한 세계

p97.
고통은 의식으로부터 멀어지게 함으로써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즉 머릿속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이는 강하고 갑작스러운 고통이 그 반대로 보이는 오르가슴과 비슷한 측면이다.

p99.
고통은 명상보다 나을 수 있다. 명상은 어수선한 마음(monkey mind)에 대처하기 위한, 산만한 생각을 부드럽게 밀어내기 위한 지속적인 선택을 요구한다. 반면 고통은 그 일을 대신해준다.

p99.
고문을 피학증과 구분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문의 경우 자아에 대한 공격의 강도가 훨씬 강해서 한계가 없다. 하지만 핵심적인 차이는 아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고문에는 세이프 워드(safe word, BDSM에서 행위의 중단을 요구하는 신호로 사전에 정한 암호 - 옮긴이)가 없다. 자발적으로 자아를 제거하고, 통제된 환경에서 일시적으로 행하는 것은 환희를 안길 수 있다. 반면 다른 사람이 당신의 뜻에 맞서서 그렇게 하는 것은 놀라울 만큼 잔혹한 행위다.

 

스스로 처벌하는 행위, 자해

* NSSI : 비자살적 자해 (non suicidal self injury)

p105.
NSSI는 BDSM처럼 선택적 고통의 일종이다. 다만 NSSI는 단독으로 이뤄지고, 성적이지 않으며, 당사자의 삶에 생긴 심각한 문제에 대한 대응이다. 이는 즐거운 선택이 아니다.

p106.
NSSI는 종종 스스로를 처벌하려는 욕구에 이끌린다. 자해하는 사람들은 때로 자신이 인식한 잘못 때문에 자신을 처벌하고 싶어 한다.

p108.
많은 학자들은 동물 연구와 진화심리학의 도움을 빌어서 우리의 반응, 취향, 행동 중 다수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선전하는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즉, 당신이 나의 선택을 보고 나를 더 좋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고통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이때 고통의 쾌락은 사회적 쾌락일 수 있다.

p112.
어쩌면 자해는 그런 신호일지 모른다. 이는 상황이 심각해야만 행할 수 있는 유형의 일이다. 자해는 주의를 끄는 측면에서 자살 위협과 비슷한 힘을 지닌다. 그러나 위협은 거짓으로 꾸며낼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힘을 잃는다. 반면 자해는 내재된 비용을 수반하며, 그래서 필요를 알리는 보다 믿을 만한 신호다.

 

권태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p120.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너무나 불쾌한 한 가지 이유는 주의가 분산되지 않은 사고는 우리를 불편한 곳으로 데려가기 때문이다. 권태는 BDSM의 반대다. 즉, 자아로부터 탈출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빈둥대는 것이다.

 

3장. 상상력에서 탄생한 쾌락들

현재에 갇히지 않으려면

p127.
그러나 내가 보기에 최고의 재능은 종종 간과된다. 그것은 바로 상상력이다. 인간은 결코 존재하지 않을 세상을 떠올리는 능력을 선사받았다. 이 능력은 모든 것을 바꾼다. 

p130.
이렇게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그리고, 그것을 실제가 아닌 것으로 구분하는 상상력이 없으면 현재에 갇히게 된다. 그냥 하나의 선택지를 골라서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고, 경험을 통해 배우며, 다음에 더 잘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결코 멈추지 않는 상상력

p138.
존 밀턴(John Milton)의 <실낙원>에서 사탄은 말한다. 
"마음은 고유의 장소이며, 그 안에서는 지옥에서 천국을 만들 수도 있고, 천국에서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p150.
픽션과 현실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즐기려면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특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 적당히 걱정하고, 집착하고, 두려워할 만큼만 빠져들어야 한다. 특히 픽션의 경우 일이 잘못될 때 이 캐릭터들은 모두 실재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공감, 고뇌, 걱정이 즐거움을 압도하지 않는다. 이 문제에서는 골디락스 원칙(Goldilocks principle, 너무 과하지 않은 상태를 선호하는 경향을 말함 - 옮긴이)이 존재한다. 그것을 절호점(sweet spot)이라 부를 수 있다.

 

혐오성 픽션과 양성 피학증

p158.
우리는 어떤 일을 많이 할수록 더 잘하게 된다. 그래서 안전한 방식으로 어려운 신체적·사회적·정신적 상황에 몰입하는 일에 이끌린다.

 

이토록 무수한 성적 환상들

p165.
상상 속의 쾌락은 안전하다. 그러나 안전한 것은 지루할 위험이 있다.

p168.
도덕적인 이야기는 불쾌함을 요구한다. 최소한 선이 승리하는 장면을 보려면 나쁜 일들을 목격해야 한다.

 

4장. 노력을 넘어서 몰입으로

육체적 노동의 가치

p181.
노력의 어려움과 불쾌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진다. 어떤 일을 하는 두 번째 한 시간은 첫 번째 한 시간보다 대개 더 힘들다. 세 번째 한 시간은 그보다 더 힘들며, 결국에는 너무 힘들어서 멈춰야 한다. 노력이 들어가는 일은 기운이 다하기 전까지만 할 수 있다.

 

정신적 노력의 한계

p188.
자제력은 실로 삶을 더 낫게 만든다.

p190.
로이 바우마이스터와 동료들이 한 가지 설명을 제시했다. 그들은 정신적 노력 (또는 자제력, 의지력 또는 투지)이 실제로 근육과 아주 비슷하다고 가정한다. 즉, 근육처럼 지치기 전까지만 가동되며, 마찬가지로 훈련을 통해 강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소 노력의 법칙의 역설

p199.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따르면 보람찬 경험은 종종 노력을 요구한다.

p199.
우리는 특정한 유형의 노력을 그 자체로 즐긴다.

게임화 (gamification) 운동
1. 획득 가능한 목표
  p201. 철학자들이 말하는 '아텔릭(atelic)'활동, 즉 끝이 없기 때문에 절대 완료할 수 없는 일들을 하는 데서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2. 하위 목표
3. 숙련
4. 사회적 접촉
5. 수집

 

몰입의 절호점, 스윗 스팟

p205.
몰입하는 삶을 살 수 있을 만큼 운 좋은 사람은 드물다.

p206.
이처럼 몰입은 멋진 일이지만 권태와 불안 사이에 끼어 있어서 찾기 어렵고, 시작하기 어려우며, 유지하기 어렵다.

 

5장.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하여

인간은 기어이 산을 오른다

p219.
확신에 대한 욕구, 자신을 감동시키고 싶은 바람과 관련하여 이를 설명하는 요엉가 있다. 바로 자기 신호화(self-signaling)다.

 

정상에 대한 본능적 욕구

p226.
그러나 전쟁의 매력은 소속감, 윤리성, 신호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가 한 저서의 제목에서 말한 대로 "전쟁은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힘이다."

 

부모가 되는 일의 진실

p229.
왜 우리는 아이를 낳은 일을 후회하지 않을까?
한 가지 가능성은 기억이 왜곡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가늠할 때 절정 부분만 기억한다. 그 사이에 있는 99퍼센트의 진부하고 끔찍한 부분은 잊어 버린다.

p235.
어떤 사람들은 의미 있는 일을 추구한다. 나는 그것이 삶을 더 낫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 반드시 의미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삶의 의미를 찾는 질문들

p237.
멍청한 질문에는 불만족스러운 답이 나오기 마련이다.

p245.
당신은 여기서 고난이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챘을 것이다. 그러나 의미는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목표에 댛ㄴ 추구를 포함한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난관, 불안, 갈등 그리고 어쩌면 더 많은 고난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아이를 갖거나, 전쟁에 뛰어들거나, 산에 오르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고난을 바라거나 반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고난은 언제나 그 여정에 동반한다.

 

우리가 진정 추구하는 것들

p249.
이 사례들은 모두 우리가 미래를 위해 저장할 목적으로 의미 있는 경험을 선택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느 노가거에서도 의미 있는 경험을 찾는다.

 

6장. 어떤 고통을 선택할 것인가

종교, 그 자발적 고행

p255.
유용한 관행은 사람들을 단결시킨다. 구성원들이 이기적 동기를 절제하고 주위 사람들을 보살필 때 사회가 번성한다.

 

비선택적 고난과 운명론

p269.
고통은 가치에 대한 적절한 인정이 될 수 있다.

 

고난이 길러낸 미덕들

p272.
고난에는 의미도 있어야 한다.

p276.
솔닛은 "재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은 끈기, 수완, 관대함, 연민 그리고 용기"라고 말한다. 그녀가 보기에 재난은 일종의 기회를 제공한다. 사람들은 그냥 위기에 대처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기쁨을 얻는다. 이는 "재난이 종종 제공하는 공동체 의식, 목적성, 평소에는 충족되지 않는 의미 있는 일에 대한 욕구"를 드러낸다.

 

외상 후 스트레스와 성장

p279.
나쁜 경험은 우리에게 상처를 입힌다. 또한 분노와 공포를 안기고 더 방어적이고 덜 친절하게 만든다. 정신적 외상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있다. 물론 사람들은 버틸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끔찍한 생활 사건을 겪은 후에도 정서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그런 사건은 분명히 부정적이다.

 

이 모든 고난을 넘어서

p289.
다시 말하지만 누구도 끔찍한 사건이 개인의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알고 보면 멋진 사건도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어쩌면 그만큼 종종, 사건이 전혀 없어도 긍정적인 변화가 뒤따를지 모른다.

p290.
어차피 고난이 나름의 혜택을 안긴다고 해도, 당신이 어떤 일을 하든 충분한 고난이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찾아올 가능성이 아주 높다. 굳이 더 많은 고난을 찾을 필요가 없다.

(★) 옛말에 젊어서는 고생도 사서 한다고 하지만, 나 역시 고난을 찾아서 겪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보다는 다가올 고난에 대비하거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 오히려 더 의미 있다고 말이다. 실패는 다음번 실패를 하지 않는 교훈을 준다고 하지만, 굳이 실패하면서 그 깨달음을 얻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7장. 달콤한 고통을 인생에 활용하라

우리는 모두 불완전하기에

p294.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도덕적 인식도 갖고 있다. 모든 정상적인 인간은 인정을 베풀고 공정과 정의를 인식하는 능력이 있다.

 

본능과 진화의 엇박자

p299.
진화가 엇나가는 비슷한 방식은 때로 '쾌락의 쳇바퀴(headonic treadmill)'라는 현상을 수반한다. 쾌락의 증가는 단기적이다. (중략) 우리의 정신은 변화에 대응한다. 현재 상태를 습관화하고 둔감해진다.

p304.
행복과 의미에 있어서는 오래된 라이트 맥주 광고의 카피가 옳다. 당신은 모두를 가질 수 있다.

 

행복을 향한 끝없는 노력

p305.
하지만 당신은 동시에 일을 망칠 수도 있다. 동기 다원론이 옳다면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동기에 너무 좁은 초점을 맞추면 나쁜 효과를 미친다. 
특히 행복하려고 애쓰다가, 또는 적어도 잘못된 방식으로 행복하려고 애쓰다가 결과적으로 행복을 망칠 수 있다.

p309.
우리는 삶을 전반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거의 갖지 않는다.

p312.
결국 당신은 프로젝트와 계획을 진행되는 삶,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신의 삶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삶을 원해야 마땅하다.

p312.
관찰자와 경험자의 목표는 종종 충돌할 수 있고, 실제로 충돌한다. 그러나 좋은 삶은 둘다 충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

 

가치 있는 만큼 고통스럽다

p314.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관념은 잘못되었으며, 이런 잘못된 관념을 믿어서는 안된다.

p317.
우리는 삶에서 많은 것을 원한다. 고난은 그중 다수를 개선할 수 있다. 선택적 고난은 커다란 즐거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사실 고통스러워서 선택한 책인데, 예상하지 못한 고통(?)의 종류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당황하기도 했다. 그래서 제목에 낚여(?) 선택했지만... 완독한 내가 대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