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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0-1. 기사단장 죽이기 1 - 현현하는 이데아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11. 12. 10:00

    무라카미 하루키

     

    프롤로그

    p12.
    언젠가 무의 초상을 그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 화가가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을 완성했던 것처럼. 하지만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1. 혹시 표면이 뿌옇다면

    p14.
    골짜기 맞은편의 산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생생하게 표정을 바꾼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p15.
    인상은 그날그날 바뀐다.
    p27.
    그러나 제한된 장소에서 일시적인 관계만 맺을 '방문객'이라면, 좋게 볼 자질을 하나둘쯤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어떤 인간이든 저 안쪽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p28.
    하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는 욕망이 보이지 않는다. 단 한조각도.
    p29.
    어느 시점에서 그런 나 자신을 깨끗이 인정하고 단념했어야 옳다. 무언가 수단을 강구했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계속 미루기만 했다. 결국 나보다 아내가 먼저 단념했다. 그때 나는 서른 여섯 살이었다.

     

    2. 다들 달에 가버릴지도 모른다

    p41.
    거울에 비친 나를 보니 자화상을 그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나는 스스로에게 애정 비슷한 것을 조금이라도 품을 수 있을까? 작은 조각 하나라도 좋으니 반짝이는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을까?
    p53.
    어쩌면 그렇게 낙관적이었을까? 아니, 어쩌면 그렇게 어리석었을까? 내 시야에 타고난 맹점 같은 부분이 있는 게 틀림없다. 항상 무언가를 보지 못하고 놓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어디서든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3. 그저 물리적인 반사일 뿐

    p61.
    거울에 비친 나는 그저 물리적인 반사일 뿐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그곳에 비친 내 얼굴은 어디선가 둘로 갈라져 떨어져나간 내 가상의 분신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거기 있는 것은 내가 선택하지 않은 나였다. 물리적인 반사조차 아니었다.
    p75.
    변명은 아니지만, 그때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올바른지 판단할 여유가 없었다. 그때 나는 나무토막을 붙들고 물이 흐르는 대로 떠내려갈 뿐이었다. 주위는 칠흑같이 어둡고 하늘에는 별도 달도 없었다. 죽어라 나무토막을 붙들고 있는 한 익사는 면할 수 있지만, 내가 어디쯤 있고 어디를 향해 가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4. 멀리서도 대부분의 것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p78.
    아무리 의욕이 넘친다 한들, 가슴속 어디가 욱신거린다 한들 일에는 구체적인 시작이 필요한 법이다.
    p84.
    더욱이 나는 생계를 위해 초상화를 그리느라 인생에서 이미 상당한 거리를 에돌아버렸다. 어떻게든 다시 한번,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p87.
    그는 '전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승화'한 것이다.
    p95.
    우리 눈에는 쉼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 지극히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치에 맞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5. 숨이 끊어지고 손발도 차가우니

     

    6. 지금으로선 얼굴 없는 의뢰인입니다

    p128.
    눈앞에 어던 흐름이 생겼다면 일단 흘러가보면 된다. 상대에게 숨은 의도가 잇다면 그 의도에 걸려들면 될 일이다.

     

    7.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기억하기 쉬운 이름

    p140.
    "호기심은 순수할수록 강력하고, 나름대로 돈이 들기 마련입니다."

     

    8. 모습을 바꾼 축복

     

    9. 서로의 일부를 교환하는 일

    p181.
    그리고 나는 왜 그를 제대로 그리지 못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그의 존재의 중심에 있는 것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0. 우리는 무성하게 자란 초록 풀을 헤치고

    p187.
    그래도 현재의 기억을 고스란히 보존하려면 어떤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만은 알았다. 그냥 내버려두면 곧 어딘가로 사라져버린다. 아무리 선명한 기억일지라도 시간의 힘은 그보다 훨씬 강력하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 사실을 알았던 것 같다.
    p191.
    나는 아마도 일종의 정경을 원했던 것이리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영원히 잃어버린 특별한 정경 같은 것을.

     

    11. 달빛이 그 아래 모든 것을 아름답게 비추었다

     

    12. 그 이름 없는 우편배달부처럼

     

    13. 그건 지금으로서는 그저 가설일 뿐입니다

     

    14. 이렇게까지 기묘한 일은 처음이다

     

    15.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다

     

    16. 비교적 좋은 하루

    p291. 
    반복이 리듬을 낳는다.

     

    17. 어째서 그렇게 중요한 것을 놓쳤을까

    p305.
    거기에는 시간만이 배양할 수 있는 '자리의 무게'가 존재했다. 우리는 그런 중력에 요령 있게 몸을 맞추고, 미묘한 균형을 잡으며 살아왔다.

     

    18. 호기심이 죽이는 건 고양이만이 아니다

    p339.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 현실이라는 법은 없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19. 내 뒤에 뭐가 보여?

    p364.
    내가 인생을 단순화하려 할수록 모든 것이 점점 맥락을 잃고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20. 존재와 비존재가 조금씩 섞여드는 순간

    p369.
    숲의 정적 속에서는 시간이 지나고 인생이 흘러가는 소리마저 들려올 것 같았다. 한 사람이 가고 다른 사람이 온다. 한 생각이 가고 다른 생각이 온다. 한 형상이 가고 다른 형상이 온다. 나 자신조차 반복되는 나날 속에서 조금씩 무너졌다가 재생된다. 무엇 하나 같은 장소에 머물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은 상실된다. 시간은 내 등뒤에서 조금씩 죽은 모래가 되어 무너지고 사라진다.
    p381.
    어차피 도망칠 수 없다면 과감하게 진상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22. 초대는 아직 유효합니다

    p400.
    세상에는 가능하다면 모르는 편이 더 좋은 일도 있어.

     

    23. 전부 이 세상에 진짜로 있어

     

    24. 순수한 1차 정보를 수집할 뿐

    p451.
    좁고 어두운 공간에 혼자 갇혀 있을 때 가장 무서운 건 죽음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영원히 여기서 살아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공포로 숨이 막히는 느낌이지요.

     

    25. 진실이 사람에게는 얼마나 깊은 고독을 가져오는지

    p475.
    눈에 보이는 것이 현실이야, 기사단장이 귓전에 속삭였다. 두눈 똑바로 뜨고 봐두게나. 판단은 나중에 하면 돼.

     

    26. 이 이상의 구도는 있을 수 없다

    p484.
    우리는 손에 쥐고 있는 것, 혹은 장차 손에 넣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잃어버린 것, 지금은 손에 없는 것을 동력삼아 나아가고 있다.

     

    27. 모양은 그렇게 생생하게 기억하면서

    p495.
    내 주위의 소용돌이가 점점 세차고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았다. 나는 이미 물러날 수 없는 곳까지 와 있었다. 너무 늦었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는 철저하게 고요했다. 그 기묘한 정적이 나를 떨게 만들었다.

     

    28. 프란츠 카프카는 비탈길을 좋아했지

    p503.
    진실은 곧 표상이고, 표상은 곧 진실이지.

     

    29. 거기 포함되었을지도 모르는 부자연스러운 요소

    p522.
    얼마간 기묘한, 혹은 굴절된 관점이나 사고방식.

     

    30. 그런 건 아마 상당히 개인차가 있지 않나

     

    31. 어쩌면 지나치게 완벽했는지도 모른다

    p556.
    지금까지 내 길인 줄 알고 별생각 없이 걸어왔던 길이 갑자기 발밑에서 쑥 사라져버리고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허허벌판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그런 느낌이야.
    p562.
    나도 나를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건 간단한 일이 아니야.

     

    32. 그의 전문 기능은 매우 귀한 대접을 받았다

     

    (★★)
    이 책을 두번째로 읽기에 도전하지만, 오히려 두번째 읽으니 이전보다 나아진 느낌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정확히 이해를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연달아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다시 읽다보니 나 역시 지금 있는 이곳이 진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는 것 같다. 

타인의 시선으로... Omniscient P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