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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8. 여행하는 나무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6. 12. 10:00

    호시노 미치오

    p19.
    생각해보면 인간의 감정처럼 우스운 것도 없습니다. 조그마한 일상에서 상처받아 우울해 있다가도 첫 여름을 알리는 따스한 바람에 마음이 이토록 풍요로워지니까요. 사람의 마음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날은 이상하리만치 작아지기도 합니다.
    p38.
    무한한 세계 저편으로 흘러가는 시간들은 계절을 통해 분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이란 얼마나 멋진 생명인지 매일 같이 감탄할 뿐입니다. 일년에 단 한번뿐인 오늘의 풍광은 내년에나 다시 볼 수 있다는 기약 때문에 더 많은 그리움을 남깁니다. 오늘과 같은 그리움들이 우리들의 인생에서 과연 몇번이나 찾아오는 것일까요?
    p46.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그저 당연한 일상이 아니라 기적입니다. 오늘 나의 심장이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움직였다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p153.
    어렸을 적 보았던 풍경들이 어른이 되고 나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인생의 기로라고 느껴지는 순간, 먼 옛날의 풍경들이 아른거리며 떠오르는 것이다. 그때마다 알 수 없는 힘이 솟고 위안을 받기도 한다.
    p156.
    사람의 일생 동안 자연은 여러 가지 메시지를 보낸다. 이 세상에 갓 태어난 아이에게도, 사라져가는 노인에게도 자연은 제각기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주게 마련이다.
    p169.
    인간의 역사는 브레이크를 상실한 채 끝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달려가고 있다. 어쩌면 인류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끝없는 질주가 아니라 한 번쯤 제자리에 멈춰서 자취를 남기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 자취는 미래의 세대들이 우리를 기억하는 신화가 될 것이다. 고유한 신화를 상실한 세대는 결코 기억되지 못한다.
    p176.
    오늘 하루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갔지만 우리는 서로를 의식하지 못했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근원적인 슬픔이 바로 이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분명 내 곁에 존재하는 사람들인데, 나는 그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고 또 아무런 영향도 받지 못한다는 점을 깨달을 때 인생에 감춰진 고독의 베일이 벗겨진다는 것을 나는 조지와의 만남을 통해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p244.
    인간의 삶은 타인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 타인은 내 이웃이 될 수도 잇고 자연이 될 수도 있다. 한 생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생명이 사라져야 한다. 이것은 자연의 숙명이다. 인간도 이 같은 숙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
    자랄 때 우리는 인간이 자연을 정복했다는 표현을 종종 봤던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나는 이 표현이 싫다. 정복. 과연 누가 누구를 정복할 수 있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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