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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3. 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5. 10. 10:43

    박애희

    p33.
    선배는 바꿀 수 없는 것들과 싸우는 대신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 삶의 고단함을 불평하고 싶을 때면 무탈하게 굴러가고 있는 삶의 다른 부분들을 떠올렸다. (중략) 자신이 갖지 못한 것들보다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바라봤다.
    p68.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고 가장 견디기 힘든 일 중 하나는 그에게 어떤 것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치도록 알고 싶어서 묻고 또 묻는 일은 오직 마음 안에서만 할 수 있다. 남겨진 흔적을 가만히 보듬으면서 그 질문이 허망하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때의 엄마를 열심히 상상하고, 그 때의 엄마가 되어보는 일 뿐이다.
    p151.
    말하지 않아도 나의 아픔을 누군가 헤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삶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손을 내밀지 않는 사람에게 누군가 손을 내미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다른 이들 또한 저마다의 삶을 견뎌내느라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청하면 누군가는 잡아준다. 나를 아끼는 어떤 이가, 마음 따뜻한 누군가가, 그와 비슷한 상황을 건너온 사람이 내 손을 잡고 말해준다. 그렇게 힘든데 왜 혼자 견디고 있냐고.
    p183.
    나이를 먹을 수록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 살면서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는 일에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며 관계의 경험치가 늘어날수록 마음의 벽도 조금씩 높아졌다.
    p276.
    그런 낙천성이 내게는 없었다 아이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나는 무거운 의무감과 책임감에 시달렸다. 아이가 너무 예뻤지만, 항상 태산 같은 걱정이 함께 했다.
    p299.
    그녀가 말했듯, 나도 책을 읽고 나면 단단해진 기분이 들곤 했다. 책을 읽고 나면 복잡한 생각이 정리될 때도 많았다. 내가 직면한 문제들에 당장 정답을 내주진 않아도 (결국 답은 나 자신이 찾는 것이므로) 책을 읽는 것 자체만으로 의지가 되었다. 무언가 안심이 되는 기분이랄까.

     

    (★)
    다른 사람들이 잘 살고 있는데, 나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면 나는 타인의 공개된 일상, 일상 브이로그를 찾아보거나 에세이를 읽는다. 그러면 가끔은 내가 고민하고 있는 나 자신의 문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만나게 되는... 그게 위안이 된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그런 위안이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하는... 그래서 내가 정말로 이상한 사람은 아니구나 하는 정도. 

타인의 시선으로... Omniscient P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