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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8. 칵테일, 러브, 좀비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3. 21. 22:30

    조예은

    초대

    p12. 
    그 도구들의 뾰족한 끝을 보고 있자면 세상의 모든 것들을 부드럽게 가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한치의 흠집도 없이 놓인 푸딩이나, 고운 두부를 마구 뭉게고 싶어지는 충동과 닮았다.
    p17.
    너무 사소해서 남에게 말하기조차 민망하지만 확실히 나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 존재하지 않지만 나에겐 느껴지는 것. 그런 걸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했다.

     

    습지의 사랑

    p43. 
    가끔은 너무나 지루해서 차라리 이대로 흘러가 버렸으면 싶었다. 반짝이는 물결이 되어 여기에서 저기로, 저기에서 더 먼 곳으로 갈 수 있다면 이 무료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텐데.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p45.
    물의 공백을 메운 건 대부분이 생각들이었다. 시간이 많아지면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지면 우울이 찾아들기 마련이다. 아주 나중에, 물고기들이 다 사라지고 하천이 말라 붙은 후에도 계속될 삶을 상상하면 질긴 수초가 목을 조르는 듯한 갑갑함이 밀려오곤 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물은 생각도 많이 하지 않는다.

     

    칵테일, 러브, 좀비

    p89.
    주연은 자신에게 가족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했다. 아빠를 사랑했나? 사랑했다 하지만 사랑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p117.
    나는 수시로 느껴지는 시전, 은근한 위협, 그리고 이제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는 타인들의 시선 사이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
    사실 이 책을 선택한 건, 책 표지가 초록색이고 책의 활자가 맘에 들어서였다. 하지만 읽다보니 나에게는 어려운 부류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인지 현실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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