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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2. 4. 10:56

    SF 허스토리 앤솔로지
    김하율, dcdc, 오정연, 윤여경, 이루카, 이산화, 이수현

     

    "그리고 꿈을 꿀 필요가 없는 환경이란 말은, 시뮬레이션 가설을 생각해보면 -"
    "- 어떤 위협도 없는, 낙원 같은 곳이었다는 뜻이겠네요."
    (중략) 인류의 진화 과정 어딘가에 걱정 근심없는 작원이 단 한순간이라도 존재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이다. 그러니만큼 그 불가능한 전제로부터 도출된 결론 또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영역에 벋어 있을 것임이 분명했다.

     

    "그걸 본 순간 깨달았어요. 우주로 가는 방주에도 제 자리는 없다는 걸. 세상이 다시 물에 잠기면 저는 또 혼자 허우적거리며 필사적으로 살아 남아야 하리라는 걸요. 왜냐하면 이번에도 저는 '표준'이 아니니까... 제가 지금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나요?"

     

    "가장 부작용 없는 약은 시간이야. 리는 알텐데..."
    존의 말에 밥은 분노의 감정을 느꼈다. 잘 알지. 시간에는 비용이 드니까. 시간처럼 비싼 건 없으니까.

     

    이 소설은 '모성이란 무엇인가'라는 내 안의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많은 이들에게 묻고 다녔다. 모성이 대체 뭐냐고. 누군가는 인내라고 했고 또 누군가는 시간과 학습이라고. 그리고 급진적인 누군가는 '없다'고도 대답했다.  (중략) 
    칠십대 부모와 세살 아이를 지니고 있는 현재 나의 모성은 '체력'이다.

     

    주 양육자는 교착 상태에 빠져 피아가 이골이 난 지 오래인 전선을 지키는 지휘관과도 같다. 아이가 잠들어 그날의 전투가 끝나면 하루치 감정의 찌꺼기들이 고요해진 창호를 훑는다.  (중략) 그 과정과 결과를 그저 지켜보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은 견딜 수 없었다.

     

    (★)
    SF와 여성의 이야기라... 사실 SF를 좋아하지 않고, 디스토피아는 더더욱 싫은 나이기에 소설을 읽는 것이 꽤나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솔직히 말하면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가끔은 내 기호가 아닌 책들을 읽으면서 나의 영역을 확장해가고,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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