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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 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9. 11:57

    선명

    아무도 아프지 않은 삶을 꿈꾸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삶을 쫒느라 그토록 힘겨웠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어머니가 출가한 뒤 망설임 없이 그 길을 따르기로 결심했다.
    하늘과 땅이 돕는 그대 모든 것이 다 괜찮습니다.
    나를 좋아하고 아껴주는 인연이 많다 해도 
    부모만이 지닐 수 있는 마음이 있습니다.
    부모만이 헤아리는 자식에 대한 앎이 있고, 
    부모의 눈에만 보이는 자식의 모습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 그 것에 익숙해져
    그 크기와 정도가 매 순간 느껴지지 않을지라도,
    정작 내가 몹시 힘들고 외로울 때
    제일 먼저 "엄마, 아빠"를 찾으며 울게 되는 걸 보면,
    내가 지난 마음 중 가능 큰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을 버리지 마세요. 
    죽고 싶을 때는 이미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하고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그에게 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딱 그 한가지만을 위해서라도 살아야겠다, 하고 버티세요.
    버티고 버티다 보면 다시금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그 때까지만 버티는 겁니다.
    서로 잘 보이는 부분이 다릅니다.
    그러니 각자 잘 보이는 일을 하면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일상 속의 사소한 다툼, 
    서로에 대한 서운함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리움과 배고픔과 서러움은
    서로 닮은 마음일까요?
    늘 셋이서 같이 왔다가 
    같이 머물고 같이 떠나갑니다.
    그래서 서러운 마음이 들면 
    먼저 밥을 먹습니다.
    배 속이 든든하면
    마음에도 힘이 생깁니다.

    (★)
    모녀가 모두 출가한 사이. 속세에서는 모녀지만, 귀의한 이후에는 스승과 제자가 되는 특별한 인연.
    공감이 되는 것 중 하나는 밥심. 최근에 남편이 나에게도 하는 말. 내가 지쳐하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서러워 하면 항상 먼저 하는 말. "뭐 좀 먹읍시다". 먹고 나면 뭐 달라지겠어? 하다가도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며 일단 해보게 되었다. 그래서 이리저리 치이고 마음이 많이 상하는 요즘에는 따뜻한 밥상이 절실한 시기인 것 같다.

타인의 시선으로... Omniscient P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