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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편집자는 편집하지 않는다 4˚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6. 12:32
출판공동체편않
그런데 출판사에서 일해보니 '함께'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것도 좋았다. 춥고 더운 촬영장이 아닌 따뜻하고 시원한 사무실에서 할 수 있으니, 더 좋았다. 많지는 않아도 꼬박꼬박 월급이 들어오는 것도, 무엇보다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내 태도가 맘에 들었다. 상대에게 매달리는 연애만 하다가, 내가 먼저 대차게 차버릴 수 있는 연애를 하는 듯 했다. (책만드는 희)
저는 현대 사회가 가진 문제들의 대부분의 원인이 '다름'에 대한 오해에서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이러한 오해를 이해로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작가나 문단의 것이 아닙니다. 작가의 손을 떠난 문학 작품은 책을 마주한 독자의 상상력으로 재탄생합니다. 문학은 특정 집단의 소유가 아니라 저마다 나름의 방식대로 향유하고 즐기는 독자의 것입니다.
(★)
부산에서 '녹색광선' 서점을 방문하여 책을 두 권 구매했다. 나오기 전에 서점 주인장님이 계간지 하나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가져가도 된다고 하셔서 집어 왔는데, 읽다 보니 내가 출판계를 그저 마냥 좋은 업으로만 바라봤다는 것을 깨닫았다. 그 역시 '업'이기 때문에 장단점과 희노애락이 있을 것인데, 마냥 행복한 직종으로 치부해버린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책 판매량에 대한 지표는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 판매가 감소한다고 들었기도 했고, 또 읽는 사람은 읽는다고도 한다. 가끔은 온라인 컨텐츠로 교양도서 추천이 되면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물론 나 역시 신간/베스트셀러를 기웃하는 일반 독자이긴 하지만, 가끔은 기대만큼 실망이 크기도 하여 요즈음에는 여러 채널에서 다독하시는 분들의 기록을 참조하기도 한다.
저들의 노력이 있어 오늘도 내가 읽는 책이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즐거운 독서 생활이 될 수 있도록 잘 버텨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