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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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7 #팔자라서글쓰기방/일상 2020. 8. 11. 08:20
많은 사람들이 점집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불확실성 속에서 나에게 확신을 주는 자를 만나기 위함이다. 그냥 사주를 봤지만 쉬는 타이밍이라고 말하는 순간 내 머릿속은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년전 나에게 회사가 맞지 않다는 언니는 여전히 맞지 않다고 말하며, 왜 예술을 하지 않냐고 다그치는 것도 변치 않았다. 지금은 쉬는 타이밍. 나도 그렇고 역술인도 그러하단다. 오늘 들른 독립서점에서 구매한 독립서적(ISBN이 없는)을 읽으며, 30대 초반에 그렇게나 떠나고 싶던 순례자의 길을 간접 경험 중이다. 심지어 손님 하나 없는 어느 북카페에서. 내가 좋아하는 향냄새도 나고, 나를 위해 잔잔한 음악으로 바꿔주신 가게 주인분에게도 감사. 오늘은 그냥 여기 좀 눌러 앉아 있다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