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통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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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반통의 물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7. 25. 14:49
나희덕 (시인) P5.소가 자기도 모르게 내는 울음소리가 시라면, 산문은 삶이라는 뻣센 지푸라기를 씹고 도 씹는 되새김질 같은 거라고 생각해왔다.P7.그래서 이 책 속에는 ‘질문들’은 있지만 ‘대답들’은 없고 ‘순간들’은 있지만 ‘보루들’은 없다. 그 대신 나를 지나간, 또는 내가 지나온 ‘나무들’과 ‘사람들’이 있다. 고단한 삶 속에 혼자 내던져진 것 같았던 날들도 실은 그들이 베푸는 그늘 아래 있었음을 이제야 느낀다. 그 나무들과 사람들에게 이 모자란 책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제 1부. 순간들일몰 무렵P14.죽음에 대한 의식이 없어도 죽음을 체험할 수 있고, 삶을 다 겪지 않고도 삶의 조건들에 대해 체득할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P15.시간의 ‘밖’에서 시간을 바라본다는 것, 그 자유가 우리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