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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96. 사고는 없다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5. 5. 10:00

    제시 싱어

    * 위즈덤하우스 / 김승진 옮김

     


    이 책은 전체적으로 범죄나 질병보다 사고로 죽는 사람이 많다는 놀라운 사실을 언급해준다. 작가가 겪은 음주 운저자에 의한 지인의 죽음, 그리고 책무성 부재의 발언(유체이탈화법)에 분노하는 부분이 서두에 나오는데, 우리가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많은 범죄자들의 공통된 모습이라서 나도 공감을 했다. "사고"라는 표현으로 마치 면책과 면죄부를 얻는 것 같아서 말이다.

    사회적으로 보완을 하고 방지를 위한 노력을 했고, 개개인의 잘못이 없음에도 우연하게 발생한 일이 있다면 그것이 사고가 될 수 있을까? 그 안에서도 틈이 보인다면 우리는 얼마나 엄격하고 유연하게 잣대를 대어야 하는걸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한편으로는 한국판 사고는 없다는 책이 나왔으면 한다. 우리가 잊고 있는 수많은 참사들. 향후에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할 것들이 있음에도 여전히 비슷한 사건들이 발생하는 건 이렇게 돌아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개인 생각 및 의견


     

    들어가는 글. 사고가 아니다

    p11.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사고 사망자 수는 연 20만 명이 넘으며, 이는 만석인 보잉 747-400 비행기가 날마다 한 대 이상씩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것과 같다.
    p11.
    사고사는 빠르고 의로운 죽음이다. 기껏해야 경찰 사건 일지에나 기록될 뿐이다.
    p17.
    무언가를 사고라고 부르면, 그것의 위험성을 당신이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동시에 의미한다.
    p26.
    하지만 사고는 물리적 힘과 시스템적 권력 모두를 포함해 모든 형태의 불균등한 힘이 일으키는 예측 가능한 결과다. 미국에서 사고로 죽을 가능성이 큰 곳들은 가난한 곳들이다.
    p27.
    사고는 그저 불운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당신이 사고로 죽느냐 아니냐는 당신의 권력을, 혹은 권력의 부재를 말해주는 척도다.

     

    1. 과실

    p31.
    사람은 실수를 한다. 인적 과실이라는 요소가 관여되지 않은 사고는 거의 없다.
    p32.
    인간의 과실(인적 과실)은 실수를 뜻한다. 그리고 위험한 조건은 환경을 뜻한다.

    * 썩은 사과 이론 (인간 과실) vs. 새로운 견해 (위험한 조건)

    (★) 보행자 사고를 보행자 과실로 돌려버린 '위험한' 자동차 회사들의 로비와 캠페인, 총기 로비의 결과는 "총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라는 사실(p44)

     

    2. 조건

    p78.
    산업혁명 이래로 힘을 가진 기업 세력들은 과실을 잘 저지르는 사람이 모든 사고의 원천이라고 지적했다.
    p96.
    일터에서의 사고가 고용주에게 금전적인 비용이 되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산업재해가 줄어들었다. 기업 입장에서 일터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사고에 대해 배상을 하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3. 규모

    * 딥워터호라이즌 사고

    p111.
    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데만 초점을 두는 것은 흔한 일이고, 사고로 발생할 파괴가 막대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 스위스 치즈 모델(Swiss cheese model) :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 "사고의 기회로 가는 궤적"(p113)

    * <정상 사고 : 고위험 테크놀로지와 살아가기 (Normal Accidents)> , 한국어판 <무엇이 재앙을 만드는가>

    * 공감 피로

    p123.
    "한 사건이 일으키는 비극의 규모는 커지는 반면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공감의 수준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디스테노는 이렇게 설명했다. "비극의 크기에 압도된다고 느끼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그것을 외면하고 싶어 합니다. 없는 셈 치고 싶은 거지요."
    p128.
    거대한 사고는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작은 사고를 동반한다.

     

    4. 위험

    p162.
    사람들은 사고에서 보호하는 일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그 사고가 누구에게 일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렇게 해서, 위험 노출은 도덕적 가치판단의 대상이 된다.

    (★) 사고의 대상에 따라 우리의 감정과 태도, 대응이 달라진다는 슬픈 현실

     

    5. 낙인

    p167.
    앞에서 우리는 사고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살펴보았다. 낙인은 왜 우리가 사고가 나도록 내버려두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한 가지 요인이다.
    p172.
    인간이 다른 사람을 탓하고 다른 사람을 박해하는 것은 인간 존재의 핵심에 있는 어떤 기본적인 욕구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고, 우월감을 느끼고, 스스로를 용서하고, 자신의 믿음을 지키고,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식인 것입니다.
    p175.
    내가 사고란 없다고 말할 때, 이는 우리가 사고라고 부르는 모든 것이 사실은 예측 가능하고 예방 가능하다는 의미에서다.
    p183.
    낙인은 사고냐 범죄냐만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다. 낙인은 사느냐 죽느냐를 가르기도 한다.
    p193.
    사고에서 낙인은 켜켜이 쌓이며, 그중 으뜸은 인종적 낙인이다.

     

    6. 인종주의

    p200.
    인종주의적인 사람과 인종주의적 시스템은 사고를 유발하는 유해한 조건을 만들어놓고서 사고가 나면 피해자를 비난한다.
    p224.
    하지만 사고는 당신이 특정하 시간, 특정한 장소에 특정한 사람으로 존재한다는 것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7. 돈

    p232.
    경제는 사고의 발생에 훨씬 더 광범위한 방식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대공항과 대침체 모두에서 사고사가 줄였다. 역사 내 경제가 호황이면 사고사도 늘었다. 또 국가 전체적으로 소득 불평등이 클수록 사고사가 많았다.

    (★) 사고의 예방 비용, 사후 처리 비용 등... 자본주의 시대에 '돈'이 빠지는 곳이 없는 듯 하다. 미국에서도 결국 부유한 주의 사고사율이 낮고 빈곤한 주의 사고사율이 높다는 것도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p241.
    사고사와 지역 경제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적어도 몇몇 장소에서는 돈으로 예방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p249.
    그런데 미국에서 빈곤은 단순히 사망할 위험만 높이는 것이 아니다. 빈곤은 우리가 부끄러워하는 사회적 지위이기도 하다.

    (★) 가난을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사고가 팽배하는 요즘이 아닌가 생각한다.

    p252.
    다른 이의 고통이 응분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누군가의 고통에서 나를 분리하는 한가지 방법이라면, 세상은 공정하다는 믿음은 나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이런 논리는 불의나 혼란에 직면한 우리가 정신의 안정을 유지하는 방편이다.

     

    8. 비난

    p259.
    비난은 비극적인 사고가 무작위적인 것처럼 보이는 데서 오는 공포를 통제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생산적인 면이라곤 없다. 수치심과 취약성을 연구하는 브레네 브라운은 "비난은 단순히 고통과 마음의 불편함을 털어버리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고를 막으려면 우리는 그 불편함과 마주앉아야 한다.
    p263.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방어적 귀인(defensive attribution)'이라고 부른다. 사곽 일으키는 고통과 불편함이 나의 심리를 위협하기 때문에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편향을 가지고 비난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
    p269.
    비난은 사고의 예방을 가로막을 수 있고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할 수 있다.
    p275.
    문제를 고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탓으로 돌려 그를 비난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p285.
    비난과 그 뒤에 따라오는 처벌은 응보의 갈증을 달래줄 수 있을지도 모르다. 하지만 처벌하면서 동시에 교훈을 얻을 수는 없다. 처벌은, 시스템은 안전한데 이례적으로 인간의 실수가 발생한 것이라는 믿음을 지속시킨다. 교훈을 얻으려면 따라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처벌과 예방은 관련이 없다.

     

    9. 예방

    p297.
    베이커 같은 역학자들은 조건을 바꾸는 것이 사람을 바꾸는 것보다 왜 더 효과적인지 설명하기 위해 우리가 '질병'에 접근하는 방식과 '사고'에 접근하는 방식을 대비하곤 한다.
    p306.
    ... 등 위해를 방지하는 장치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길 정도로 이미 우리 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다. 모두가 우발적인 위해의 가능성과 정도를 줄이기 위해 우리 주변의 세계를 수정하는 방법이다. 이런 형태의 예방은 사고가 어쨌든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p313.
    '안 넘어지게 조심하세요'는 물론 놀라울 정도로 쓸모없는 조언이다. 넘어지는 것은 인간에게 불가피한 현상이다.
    p322.
    "사람들이 위해를 저감해주는 물품이나 날록손에 접근하지 못하는 세 가지 원인은 장소, 비용, 낙인입니다."

     

    10. 책무성

    p329.
    책무성은 책임을 지는 행동이다. 그런데 사고에서는 책무성을 강제하는 것이 처벌과 혼동되곤 한다.

    (★) 반복적인 말. 사고의 책임이 현재 사람의 실수로만 몰아가고, 그런 실수가 나오도록 하는 환경 등의 대상에 대한 문제 해결은 외면한다는...

    p330.
    사고 후에 조치를 제안할 때는 두 가지가 핵심이다. 첫째, 공감이 지침이 되어야 한다. 둘째, 우리의 목표는 위해를 고치는 것이다. 책무성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이 두 요소는 분리될 수 없다.
    p332.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한적인 책무성 제도마저 책무성을 가져야 할 당사자인 기업들의 손에 장악되고 전복되고 해체되고 있다.

    (★) 자율주행차량 이슈의 등장. 앞으로 올 미래 사회에서 기술의 오류나 예외사항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예방하고, 어떻게 처리(해결)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율성을 강조하는 도로교통안전국

    p346.
    규제는 예방을 위한 것이고 규제가 실패하면 사람이 죽는다.
    p347.
    규제 완화는 사회적 비용을 일으킨다.

    (★) 기업이 저비용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처리한다면... 예방보다 사고 후 낮은 보상금이나 위로금을 선택하겠지...

    p356.
    회복적 사법은 피해를 바로잡기 위해 무엇이 설명되어야 하고 무엇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피해 당사자가 결정하게 한다. 형법이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면, 회복적 사법은 피해를 고치고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다. (중략) 회복에는 사죄, 설명,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맺는 글

    p365.
    상실된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 좌절감은 상실의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 아마존 물류창고는 자동화(로봇) 도입 후 사고가 급증했다고 하는데...

    p376.
    어떤 것도 사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그 어떤 것도 사고가 아니었다.
독서생활자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