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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1. 21. 10:01
김미옥
* 파람북
책머리에
p4.
위태로운 청춘을 무사히 건너게 해준 것이 독서였다면 나를 일으켜 세운 것은 글쓰기였다.1부. 그대가 읽지 않아 내가 읽는다
p14.
읽고 싶은 책만 살 수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다.p16.
나는 책을 읽었지만 문체나 가독성에 정작 작가를 읽지 못했다. 작가가 작품에 몰입했던 것처럼 독자에게도 인내심이 필요했다. 작가가 간절하게 말하려 하는 목소리를 찾아내는 것도 독자의 몫이다.p39.
사람과 헤어지려면 정이 들기 전에 해야 한다는 걸 그 때 알았다.p41.
누군가에게 평생 잊히지 않는 사람도 괜찮은 생을 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p58.
인연이란 강철보다 강하고 고무줄보다 유연하다. 잊었다고 잊힌 것이 아니고 버린다고 버려진 것이 아니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항상 내 곁에 있었다. 단지 모를 뿐.p61.
살아줘서 고맙다.p73.
신동문은 시인이었고 뛰어난 편집자였으며 참여문학으로 오늘 날의 한국 문학을 있게 한 공로자였다.2부. 시대의 경계를 읽다
p87.
린드그렌은 우울증과 정서불안을 앓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넥타이와 바지 차림으로 자신의 몸에 관한 결정권을 주장했지만, 고독과 자괴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삶이란 속속들이 썩어 빠졌다"라고 읊조렸다.p88.
그녀의 가치관은 세상의 모든 소수자를 지지한다. "그 누구도 혼자 남아 슬피 울면서 두려움에 떨어서는 안 된다"는 그녀의 말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 세상의 작고 소외된 존재들에게 전하는 용기와 연대의 메세지다.p90.
무너진 세계에서 죽음은 절망보다 가볍다.p100.
"당신은 즐기지만 저는 소망합니다. 그리고 소망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합니다."p112.
웃기는 건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지휘자이며 DNA 이중나선 구조의 공동발견자인 제임스 왓슨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것이다.p115.
정체성 정치가 약한 자들끼리 누가 더 약자인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보상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대립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다.p125.
카는 역사를 읽으려면 먼저 역사학자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p134.
다이스포라의 삶은 물 위를 떠다니는 부초처럼 앉은 자리가 없구나.p139.
목소리 큰 사람들은 자신을 드러내기 때문에 두려운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무신념과 무성격으로 그들의 뒤에 숨어서 상황을 조정하는 푸셰 같은 인간들이다. 이상주의자들이 자신의 사상과 이념으로 목숨을 건 투쟁을 할 때 뒤에서 갈등을 조장한다. 승세가 기울면 몸을 옮겨가는 무신념의 정치적 인간들이 나는 제일 무섭다.p152.
그러나 시간을 뛰어 넘어 불멸로 남은 인간들을 우리는 후대를 위해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p166.
공존의 그늘이 깊고 길다.p169.
노예제도를 옹호하는 정부에 소로는 '시민 불복종'으로 납세를 거부하고 감옥에 갔다.p170.
우리는 행동하지 않고 불안감만 느끼다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3부. 그럼에도 삶은 계속 된다
p177.
사랑이 어떻게 왔고 어떻게 떠났는가.p179.
그러나 고통의 긑은 사랑하는 이에게 닿기 위함이다. 사랑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죽어가는 이의 곁에 있을 수 있는 것도 어떤 이에겐 부러운 일이다.p190.
책이 대단한 이유는 정신과 의사가 수용소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수용소 동료들을 대상으로 집단치료를 했다는 것이다.p191.
최종적으로 삶이란 살아 남기 위해 시련 속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실존주의적 주제와 부딪혀야 한다.p191.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삶의 의지를 불러 일으킨 것이다.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더 잘 살아남았고 긴장 상태에 있을 때도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했다. 이런 긴장은 정신적으로 잘 존재하기 (well-being) 위해서도 필수 불가결하다고 한다. 고통이 오래 지속되면 무감각해진다. 고생을 많이 한 사람들의 얼굴이 무표정한 것과 같은 이치다.p199.
성경은 온갖 상징과 은유로 표현되기 때문에 때로 행간을 읽어야 한다는 걸 뒤늦게 이해했다.p201.
나는 문학을 포함한 모든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에 대한 위로라고 생각한다.p206.
좋은 작품은 이르든 늦든 반드시 알려진다.p216.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거나 따돌리는 '분리'는 파괴된 언어로 시작된다.p219.
극한의 상황에도 격려의 말은 있으며 타인을 위로하는 마음은 어떤 환경에서도 '말을 믿는 말'을 찾아낸다.
말은 개인과 사회에 축적되어 가치관을 형성한다.p222.
나쁜 기억은 잊히지 않는다. 예를 들면 치매가 진행되면서 폭력적으로 변하는 노인들이 있다. 좋은 경험을 많이 한 치매 환자는 순한 치매 환자가 되지만, 나쁜 기억이 많은 치매 환자는 화를 잘 내는 치매 환자가 되는 경우다.
'나쁜 기억'은 건망증과 인지 장애를 앓더라도 끝끝내 살아남는 무서운 지속력을 갖고 있다.p223.
나쁜 기억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은 부딪히며 맞닥트리고 좋은 기억들로 덮는 것이다.p227.
우리는 유별하기 전에 먼저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p235.
낭만주의는 개체성이다.p242.
노는 물이 다르다는 말은 문화의 상이성을 말한다.p244.
나는 사관이 사초를 쓰듯 냉정한 기록을 좋아한다.p245.
역경을 헤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진정한 승자들이 대다수며 역사는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고 강해서 살아남은 게 아니라 살아남아서 강한 것이라고 말한다. 앞서 산 자들의 삶에서 지금 여기 앞이 보이지 앟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함이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의 하나는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권리가 어디서 왔느냐는 것이다.4부. 우리는 아름다울 수 있을까
p265.
실제 글렌은 예술가에겐 '도덕적 의무'가 있고 예술은 삶을 향상시키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p269.
나 같은 유물론자도 밤 하늘의 별을 보면 경건해진다. 인간이란 이 우주에서 얼마나 하잘것 없는 존재인가.p273.
문화의 민주화는 민중들이 쥐고 있었다. 긴말이 필요 없다.p277.
정령의 또 다른 의미는 '육체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영혼'이다.p283.
역사에 만약은 아무 의미가 없겠지만 말이다.p289.
보수적인 음악계에서도 아바도는 민주화의 조용한 혁명가였다.p293.
좋은 책은 출판계에서 먼저 알아보는 것 같다.p302.
세상사를 모두 다 안들 나를 모른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p320.
이런 책을 읽지 않으면 무엇을 읽는단 말인가?p324.
누군가 어둠 속에서 우는 밤을 생각한다.p328.
어떤 정치적 민족적 해석을 떠나 소설은 있는 그대로 드러난다.p332.
건축을 인생과 바꾸어 읽으면 생각이 깊어진다.p340.
그의 소설들은 사실 친절하다. 아무리 어려운 글을 인용해도 투명하다. 어렵게 쓰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고 소설을 쉽게 쓰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독서 편식을 방지하고자 읽었던 책인데... 사실 나는 이 책이 나와 맞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평점이 너무 좋은 걸?) 아직 나의 갈길이 멀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