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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책 대 담배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5. 1. 17. 10:00
조지 오웰
* 민음사 / 강문순 옮김
책 대 담배
(★) 독서의 가치를, 취미로서의 의미를 돈으로 환산하는 과정이 참 흥미롭다.
어느 서평가의 고백
p17.
아무리 지긋지긋해한다고 해도 어쨌든 서평가는 전문저긍로 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매년 발간되는 수천 권의 책 중에서 자기가 서평을 쓰고자 하는 책은 대략 오십에서 백권 정도일 것이다. 만일 최고 수준의 서평가라면 그 중에서 열에서 스무 권 가량을 담당할 것이다. 아니 두세 권 정도를 담당한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이다. 여기에 추가해서 담당한다는 것은 아무리 양심저으로 칭찬을 하든 욕을 하든 본질적으로 사기다. 그는 제 불멸의 영혼을, 한 번에 반 파인트씩 하수구로 흘려 보내고 있는 것이다. 서평 절대 다수는 대상 책들을 부적절하게 기술하거나 독자들을 오도한다.(★) 가끔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건 책들 앞에 있는 추천사이다. 물론 중쇄를 찍다가 나오는 것도 있겠지만, 초판에서 추천사를, 그것도 여러명이 쓰는 경우에 가끔 보면 책을 진짜 읽으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서평을 쓰는 것 자체는 나도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줄거리를 요약하고, 내 개인적 경험에 기반해서 소감을 쓰고, 남에게 추천을 하고... 어렵다고 느낀 건 아마도 "내가 뭐라고..."하는 생각 때문인듯...문학을 지키는 예방책
p23.
지적 자유의 적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언제나 규율과 개인주의와 문제로 호소하려 애쓴다. 진실 대 비진실의 문제는 가능한 한 문제 삼지 않으려고 뒷전으로 빼 버린다.p27.
이런 종류의 일은 세상 어디에서나 벌어지지만 어느 특정 시점에 오로지 한 가지 생각만 허용되는 사회에서는 노골적인 왜곡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실제로 전체주의는 계속해서 과거를 바꿀 것을, 그리하여 종국에는 객관적 진실의 존재마저 믿지 말 것을 요구한다.(★) 읽다보니 이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더 잘 알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책
p46.
같은 취지로, 작품의 수준을 판단하는 문학적 잣대가 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나라면 버지니아 울프나 조지 무어의 전집보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오래 살아 남으리라는 데 기꺼이 한 표를 던질 것이다.책방의 추억
p51.
대여 문고에서 일하다 보면 사람들의 가식적이 아닌 진정한 취향을 알게 된다.p53.
내가 책방 일을 평생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책방에 들어와 있으면 책에 대한 애정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때떄로 서적상들은 책에 관해서 거짓말을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책이 싫어진다.나는 왜 쓰는가
(★) 일기를 청소년들이 쓰는 것이라는 스스로 낮추는 일? 그리고 작가의 글쓰기 동기가 어린 시절의 성장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면서 산문에 대한 그의 애착을 다시 느낀다.
* 온전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치적 목적
p63.
지난 십 년 동안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것이었다. 내 출발점은 언제나 당파성, 즉 불의를 감지하는 데서부터다. (중략) 폭로하고 싶은 거짓과 관심을 둬야 할 사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나는 책을 쓴다.p65.
하지만 개성을 지우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읽을 만한 글을 쓸 수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훌륭한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사회주의자는 행복할 수 있는가?
p67.
한편 영원한 행복을 묘사하려는 시도는 유사 이래로 모두 실패로 끝났다.p72.
무엇인가아 대비하지 않은면 인간은 행복을 묘사하거나 떠올리지 못하는 것 같다.p74.
나는 <트리뷴>의 편집자들이 내 주장을 인정하지 않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사회주의의 진짜 목표는 행복이 아니라고 말하고자 한다. 이제껏 행복은 부산물이었고 우리가 아는 한 늘 그럴지 모른다. 사회주의의 진짜 목표는 인류애다.작가와 리바이어던
(★) 정치적 관점이 계속 드러나는 글들이 보인다. 러시아 혁명과 파시즘.
p83.
정통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언제나 해결되지 않은 모순을 물려받는 일이다.p84.
집단에 대한 충성은 필요하지만 문학이 개인의 산물인 한, 문학에는 독이 된다. 집단에 대한 충성이 문학 창작에 영향을, 그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허용되는 순간 창의성은 왜곡되고 사실상 고사한다.p87.
그러나 작가의 글이 가치가 있는 한 그 글은 언제나 한층 온전한 자아의 산물이어야 할 것이다. 이 자아는 가까이에서 진행되는 일을 기록하고 그 일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속아서 그 일의 진정한 본성을 잘못 인식하기를 거부하는 자아인 것이다.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죽는가
(★) 병이 없다가도 생길 것 같은 병상에 대한 묘사
p97.
소득이 낮은 사람들만 찾아서 공격하는 질병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병원의 공중 병동에는 자기 집에서 죽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참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