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344.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11. 28. 10:00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들어가며

    p6.
    가난을 겪는 학생들의 삶에서 공부나 성장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어른들이나 학생들이나 자신의 생존과 안전의 욕구를 위해서 공동체의 질서나 문화는 쉽게 무시되었고 공동체서잉 사라진 곳에서는 '정의'나 '교육'의 논리보다는 '힘'의 논리가 횡행했다.

     

    "미래를 생각하면 정말 어두워요"

    우울을 견디는 삶, 소희

    p16.
    소희의 우울함은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자신을 잡아주고 힘든 삶에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절박함 속에 있었다.
    p21.
    소희네 가족은 가난이 대물림되는 양상을 잘 보여준다. 조부모의 가난과 병력이 부모의 양육 조건을 부실하게 해서 어머니는 교육과 돌봄이 결핍된 성장기를 보냈다. 그 결과 어머니는 학력과 노동 능력이라는 사회적 기반을 얻지 못했고 한 부모가 되어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자녀들을 양육했다.
    p22.
    소희는 자신의 삶을 우울하게 생각했지만, 그 원인을 어머니나 가족에게 돌리지 않았다. 그만큼 어둠과 불행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들여다볼 줄 알았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볼 줄 알았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해석하고 이해해보려고 애썼다.
    p27.
    계속 견뎌내는 게 삶의 힘인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고 이 힘듦을 견뎌내면서 묵묵히 살아가는 것.

     

    소희 뒷 이야기. 가난한 가족은 왜 우울한가?

    p38.
    빈곤 상태로 인해 건강한 관계 형성과 욕구 발현의 기회가 수없이 좌절되고 박탈되면 사람들은 누구나 문제행동을 보인다. 빈곤 대물림은 이런 박탈의 경험이 대를 이어 축적되고 불평등한 사회구조로 고착되는 과정이다. 특히 아동기에 문제 행동이 만연한 환경 속에 노출되면 문제행동은 빈곤을 대물림하듯 학습을 통해 대물림될 수 있다. (주약) 이는 한 명의 개인이 겪는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조건과 환경, 학습, 습속에 의해 만들어지고 이어져 내려오는 악순환의 고리인 셈이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바르고 성실한 청년, 영성

    p46.
    경제력이나 가족 배경, 학력 등 사회적 자본 없이 살아온 아버지는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얻을 곳이 없었다. 가난한 가정의 빈약한 사회적 자본은 위기가 닥쳐왔을 때 자녀의 성장기에 고스란히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p55..
    영성이 노력하는 많은 일들 안에는 '화목한 가족'이 가장 중요한 목표로 자리 잡혀 있었다.

     

    영성 뒷 이야기. 가족에 대한 애틋함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p63.
    마치 '가족' 같은 관계가 되면 모든 갈등이 녹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은유한다. 일종의 가족 지상주의라는 환상을 퍼뜨리는 것인데, 이는 그 관계 안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조직사회에서 가장 약자에게 행하는 착취를 은폐한다.
    p65.
    가난한 가족일수록 가족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들이 취약하기 때문에 '비정상가족'일 가능성이 높고 가난한 가족의 청소년들은 상당수가 바로 여기에 속한 약자들이다. 정상가족의 배타성이 높은 사회일수록 가난한 가족의 청소년들은 소외감과 열패감을 경험한다.

     

    "제 경험을 활용하는 게 제 강점이에요"

    슈퍼 긍정의 에너지, 지현

    p83.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지현의 전략이 영리하고 훌륭했던 것은 세상의 편견과 시선에 굴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해나갔다는 점이다.

     

    지현 뒷 이야기. 가난을 극복하는 힘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p98.
    이 빈곤 청소년들은 학업 성취가 낮고 당장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지만, 자시남느이 단단한 핵심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생존'을 넘어 '사회적 존재로서의 나'를 인식하면서 성찰하는 힘을 길러왔을 것이다.
    p99.
    즉, 생존 자체에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합리적 판단을 하고 미래 지향적 사고를 할 에너지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게 된다. 그래서 빈곤층이 전략적 사고나 내면의 강인한 힘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 새(?) 가족을 위해 기존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모습이 인상적.

     

    "나중에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우울한 청춘의 그늘, 연우

    p109.
    돈이 많지 않지만 화목하고 평범한 가정, 이것은 빈곤층 청소년들을 인터뷰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이들은 모두 가정 내에서 일정 정도의 가난을 경험했지만 그것이 반드시 불행과 연결된다고 보지 않았다. 가난해도 가족 간에 충분히 화목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p115.
    연우가 이렇게 변화한 데에는 겉으로는 무기력해 보였지만 내면에선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사색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연우의 뒷 이야기. 자신에게 잘 맞는 길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p123.
    청소년기에 획득해야 할 과업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자아정체감'이다. 에릭슨과 마샤에 의해 도입되고 발달해온 개념인 자아정체감은 나 자신에 대한 현실감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개인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자아 실현을 위한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 혹은 사고이다.

     

    "여기서 밀리면 끝이에요"

    빈곤의 늪, 수정

    p133.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은 가난한 청년이 되었다.
    p139.
    빈곤층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안전망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기 앞에 닥친 상황에서 시야가 좁아질 때가 있다.
    p146.
    수정이 꿈꾸는 미래의 삶은 자신을 실현할 수 있는 생활과 그것이 보장되는 여유였다. 빈곤은 "단순히 낮은 소득이 아니라 기본적 역량의 박탈로 규정해야 한다." 여기서 역량은 "개인이 가치 있게 여기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유"이다.
    p150.
    시간과 돈에서 여유가 생기고 안정감이 드니까 저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도 많아지면서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수정 뒷 이야기. 취업 이후에도 왜 빈곤 대물림은 끊이지 않는가?

    p155.
    가난한 과정일수록 자녀 세대가 이런 어려움을 감당해야 할 경우가 많은데, 근본적으로는 가난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인습적으로 '가족 공동체' 단위에 여전히 젖어 있기 때문이다. 경제체제나 생활구조는 이미 '개인' 단위의 분화가 일어났지만 인습과 문화가 그것을 따라오지 못해서 생기는 문화 자체 현상이다. 빈곤가족은 '가족 공동체'로 묶어서 바라보는 사회적 인습 속에서 두 가지 어려움을 직면한다. 그것은 자녀의 양육 책임, 그리고 부모의 노후 봉양을 개별 가족 공동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제도적 관행이다.

     

    "오토바이를 타면 답답한 기분이 풀려요"

    말 그대로 질풍 노도, 현석

    p170.
    자기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한다는 것은 이 안에서 내가 이 단체의 일원이고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고 확실하게 정체감을 갖는 것이거든요.
    p177.
    현석의 성숙한 모습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p181.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지킬 수 있는 지렛대는 인간관계이다.
    p184.
    현석이 얘기한 '나이'는 사회적 무게감과 책임감과 다른 표현이다.

     

    현석 뒷 이야기.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은 누구인가?

    p190.
    우리 사회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의 방황은 방치하면서, 비행을 저지른 아이들에 대한 교정 시스템은 매우 부실한 편이다.

     

    "돈이 없으면 불안해요"

    미래 사업가, 우빈

    p211.
    현실에 집중하고 실제적인 것을 좇고 있었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에 매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우빈 뒷 이야기. 일하는 청소년들을 어떤 삶을 꿈꾸고 있나?

    p218.
    삶의 많은 영역에서, 일하는 빈곤가정 청소년들이 움직이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그 존재를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청소년들 중 소수이고 게다가 빈곤가정이라는 점을 교집합해 보면 완벽한 사회적 약자기이 때문이다.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수행하는 노동이 상당량을 차지하지만 약자이기 때문에 이들이 당하는 부당함이나 피해, 착취는 철저히 감춰져 있다.

     

    "사람들 시선이 싫어요"

    눈에 띄지만 시선이 무서운, 혜주

    p229.
    혜주에게 짙은 화장은 사회에 보여주고 싶은 자신의 페르소나였다.

     

    혜주 뒷 이야기. 학교 밖 세상의 시선이 왜 두려웠을까?

    p256.
    과거의 잘못이나 과오, 실수에 대해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기회, 다시 힘을 내볼 수 있는 용기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할 역할이다.

     

    나가며

    p266.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교는 사교육과 입시 정보 등으로 대표되는 가족의 뒷받침 없이는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운 곳이 되어버렸다. (중략) 빈곤층 청소년들은 이 구조 하에서 '계층 지위의 확인'과 '끊임없는 실패'를 경험하고 어느덧 학력 경쟁에 뒤처져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그 모습을 자신의 정체성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서서히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낙오자라는 낙인이 씌워지는 과정을 밟는다.
    p276.
    즉, 청년 빈곤 문제는 한 세대 내에서 보면 불평등이자 과잉경쟁의 문제이고, 국가적으로 보면 산업구조의 재편문제이며, 세계적으로 보면 저성장의 문제인 셈이다.
    p277.
    청년 세대는 사회 전반적인 불평등과 다차원의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세대이다. 이들을 위한 사회 정책은 '가난을 증명하고 신고해야 하는' 선별적 방식이 아니라 청년 세대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
    교육 격차가 점점 커지고 부모의 재력이 아이들의 사회적 지위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 요즘 우리가 자주 듣는 이야기들 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빈곤가정은 아니었지만, 사회에서 만나는, 사회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인정 받는 집에서 자란 친구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었는데... 무작정 이렇게 여유 있는 사람들이 사회에 환원하기만을 바라기보다는 사회적인, 제도적인 장치들이 만련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교육은 평등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 기회 조차도 박탈당하지 않게. 사교육을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사교육의 기회가 넓혀지도록... 그래서 아이들이 잠재력을 발굴하고 가정 환경에 상관 없이 그 아이들의 자질과 능력이 키워질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타인의 시선으로... Omniscient P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