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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나의 동두천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10. 3. 10:00
김중미
그 골목
p16.
그러다 알게 되었다 일제강점기부터 대물림되어 온 것은 가난만이 아니라는 것을. 그로 인한 무기력과 폭력, 절망 역시 대물림되고 있었다.정아
* 어름사니 : 남사당 패에서 줄을 타는 줄꾼
p35.
더는 빠져나오지 못하는 미로를 헤매고 싶지 않았다. 이제 그 골목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았다.임경숙
p63.
나는 어쩌면 그때 이미 애어른이 다 되어 있었는지 모른다.민해자
p81.
소심한 나는 해자의 그런 성격이 부러울 때가 있었지만, 슬프고 아픈 걸 숨기기 위해 위악을 부리는 게 때로는 안쓰러웠다. 해자는 다른 사람들도 자기처럼 안 슬픈 척, 안 힘든 척해 주기를 바랐다.윤희언니
p99.
하지만 힘없이 무너지는 사람들에게 처저히 무관심하던, 눈에 훤히 보이는 불의에 어떤 저항도 하지 않던 어른들 행동은 쉽사리 용서가 되지 않았다.조재민
p172.
친구들과 오래오래 같이 있고 싶었다. 해가 저물어 하루가 지날 때마다 애간장이 타들어 갔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조각낸 다음 실로 다시 길게 이어 붙이고 싶었다.그림자를 찾아서
p205.
너랑 너희 엄마, 해자가 여기 동두천에서 질기고 독하게 사는 동안, 윤희 언니가 미국에서 눈물겹게 사는 동안 나도 그렇게 아프면서 살았어. 왜냐하면 동두천은 현실이거든. 이 땅 어디를 가도 지워버릴 수 없는. 그래서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거야.p207.
음지와 양지는 서로 갈라놓을 수 없는 한 몸이었다.길은 길로 이어진다
p225.
어렸을 때 애들이 놀려서 울고 집에 들어가면 우리 할머니가 그랬어. 키가 크나 작으나 하늘에 안 닿기는 마찬가지라고. 잘났고 못났고 하는 거 하늘이 보기엔다 도토리 키 재기로 보이는 거라고.작가의 말
p232.
주한 미군이 평택으로 이주한 뒤, 동두천에 남겨지는 것은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염된 땅과 그 땅에서 살아가야 할 가난과 사람들이었습니다.p233.
동두천은 분단이 만들어 낸 기이한 동네입니다.p236.
세상을 바꾸는 힘은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희망과 끈질긴 저항에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나는 아쉽게도 이런 동네의 기억이 별로 없다. 어릴 적에는 몸이 허약해서 병원을 참새가 방앗간 지나듯 드나들었고, 친구들과 노는 것이 제한되었다. 또한 아버지의 발령 등으로 이사가 잦았다는 것도 그 이유일 듯.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동두천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또 동두천에 살아본 경험은 없지만, 마치 그곳에 있었던 사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의 추억과 기억이 책으로 남겨져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참,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