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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엄마에 대하여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6. 5. 09:00
결혼식 멤버, 한정현
p47.
글쎄,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국가와 가족은 참 비슷합니다. 한명의 권력자와 그에 순응해야만 하는 피지배자. 그리고 그 구조에서 빠져나가려 하는 사람들이 겪는 따가운 시선과 불이익들과 같으 것 말이지요. 그런가 하면 국적과 결혼도 엇비슷하지요. 국적은 나를 증명하는 가장 명백한 방법이고 누구가에겐 결혼도 사람을 증명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대만인이자 일본인이며 한국에서 오래 살았던 나의 간극을, 당신을 두고 떠나가 나의 어떤 마음을 절대 다 설명할 수는 없으니까요. 물론 이 말이 나를 이해해달란 말은 절대 아닙니다.p51.
남들에게 좋은 사람 말고 내가 좋은 사람과 살고 싶다. 그렇게 그냥 나는 내가 되고 싶다.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야겠다.작가노트
p56.
나는 모든 형태의 가족과 사랑의 방식을 다루고 싶었고 특히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모성애의 증명 방식으로서의 인내'가 통하지 않는 딸과 엄마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싶었다. 딸과 엄마라고 해도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할 수 있고 인생을 꾸려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이것은 모성애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 또한 말하고 싶었다.그때도 지금도 우리는, 조우리
작가노트
p90.
윤주와 상미가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길, 명숙이는 명숙의 방식대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긴 하루, 김이설
p109.
석철에게 유순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부모를 대신해 가장 친절하고 가장 따스한 사람이었던 것이다.p111.
인생이란 시련의 파도를 넘어가는 과정이었지만 누군가는 그 파도에 물거품이 돼버리기도 한다.작가노트
p126.
여전히 여물지 못한 어른인 데다 삶이라는 단어 앞에선 곧잘 아득해지기 때문이다.놓친 여자, 최정나
작가노트
p161.
길인지 아닌지 의심하면서도 끝까지 다 가봐야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때가 있다.우리 만남은, 한유주
작가노트
p189.
엄마는 그랜드캐니언의 웅장함에 대해, 나이아가라 폭포의 섬뜩함에 대해 말했다. 거기 딱 서 있는데 이대로 죽어도 좋겠는거야...... 나는 그날 엄마의 눈빛을 잊지 않기로 했다.핑거 세이프티, 차현지
p195.
하나의 어휘로 명명할 수 없는 혼재된 감정의 덩어리를 짜증이라는 부조로 일갈해버린 게 아닐까. 깎여나간 것들, 혹은 오랜 시간을 거쳐 삭은 것들, 그 미세하고 작은 흩날림 속으로 우리가 겪어온 사건의 단초나 명료하지 않은 기억들도 함께 사라진 걸까.작가노트
p230.
엄마는 언제나 위태로운 연애 상대 같다. 관계가 지속되는 것이 그저 신기할 만큼. 엄마와 나는 언제나 어떤 기로 위에 있다.(★)
나는 왜 이 책이 소설이라고 판단하지 않고, 에세이라고 생각을 하고 집어들었을까? 아마도 제목 때문이겠다. 유사하게 시작하는 다른 에세이들, 엄마에 대한 그리움 등.
첫번째 에세이는 읽다보니 영화 <은희에게> 내용이 생각났다. 책이랑 떨어진 이야기이겠지만 나는 그영화가 주는 잔잔함이 참 좋았다. 간만에 힘을 빼고 연기하는 김희애씨도 좋았고, 가보지 못한 일본의 추운 지방의 풍경도 좋았으니.
다시 책으로 돌아오면 책 중간에 <놓친 여자>를 읽으면서 아들 첫 데이트를 미행하는 부모...... 에 혀를 끌끌 차기도 하고, <우리 만남은>을 읽다보니 단체 관광의 폐해와 함께 진짜 딸이 있기는 한가...싶기도 했다.
책을 덮고 나선, 모든 이야기가 허구이든 실제를 기반으로 하든, 나와 엄마와 같이 세상에는 다양하 모녀 관계가 있을 것이고, 그들의 관계가 모두 비슷하진 않을 거란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