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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가해자들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3. 27. 12:02
정소현
p24.
그 모든 소리는 내 귓속으로 빨려들어와 머리를 헤집고 몸 속을 돌아다녔다. 나는 이토록 명확하게 들려오는 것들을 못들은 척하며 살지 않으리라 결심했다.p89.
위층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사라지고 나자 두려움도 옅어지는 것 같았다. (중략) 윗집에 미안한 마음이 없다보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었다.p112.
나는 집에 혼자 남았다. 이렇게 되고 보니 엄마가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알 것 같았다. 외로움이 만들어낸 실체도 없는 소리가 엄마의 삶을 잡아 먹었다. 나도 머지 않아 그것에 먹힐거다. 옆집 아줌마는 무슨 소리를 듣는 건지 엄마처럼 계속 벽을 두드리고 있었다.p126.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한 선택인데 이렇게 돼버렸다. 나는 문득 이런 사람이 되는 미래를 상상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층간소음은 결국 아파트 공화국인 우리나라의 건설사들이 가성비 따지며 건축한 결과라고 하지만... 그러니 시끄러운 것 참고 살라는 식의 안하무인인 사람들을 용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렇게 시끄러울 수 있는 공동주택이니 적어도 타인을 좀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 되버린 것인가?
겪어보지 않고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층간소음. 놀랍게도 이를 소재로 한 소설들이 없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