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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 먹고 마시고 그릇하다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3. 15. 12:53

    김윤희

    p6.
    좋아하는 그릇에 손수 지은 밥을 담아 스스로를 대접하는 일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나를 위한 한끼 식사는 나를 위하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건강한 방법이다.

     

    p16.
    "오늘은 패밀리데이인데 윤희씨는 혼자 살잖아"
    (중략)
    "저 엄연히 1인 가구입니다. 제 한 몸이랑 잘 지내봐야죠"

     

    p18. 
    1인 가구는 하루살이 혹은 임시의 삶이 아니다.

     

    p48.
    지난 2년간 내가, 나를 위해,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내 속도대로 마음껏 먹을 일이 몇번이나 있었는지 생각해 보면 아찔하다. 그러나 식사의 자유란 단순하지 만은 않다. 식사의 자유는 결국 세상이 누구를 중심으로 돌아가느냐의 문제다. 나의 미래가 식사의 자유를 최대한 만끽할 수 잇는 삶이기만 해도 나는 꽤 성공한 삶이지 않을까.

     

    p148.
    생활의 우선순위는 나와 가장 가까운 것에 두어야 한다.

     

    p155.
    오랜 시간 고민 끝에 나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믿음을 발견했고 그래서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아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p186.
    아침에 어떻게 일어났는가의 문제는 생각보다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깜짝 놀라 하루를 시작하며 전진하는 일상은 경주마 같다. 방아쇠를 당겨 시작됐으니 튀어나가 바삐 달려야 한다.

     

    p226.
    한 달에 하루, 고정적으로 새벽 두시가 넘어 퇴근해야 했던 때, 그런 날은 꼭 카스텔라를 구웠다. 그냥 잘까 누웠다가도 그 시각이 되도록 일만 했다는 억울함에 카스텔라 향이 떠올라 버렸다.

     

    p269.
    단순한 그릇을 닮고 싶다. 모든 음식을 끌어 안으며 온 식탁을 밝히는 그릇처럼, 딻고 간결한 한마디로도, 혹은 말 한마디 없이도 누군가 필요할 때 위로가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
    처음 살림을 하면서 그릇 욕심이 생겼다. 나는 코렐 접시 말고 작가들이 만든 도자기 접시에 밥을 먹고 싶었다. 그래서 고민하다 하나씩 장만하다가, 다시 미니멀리즘에 빠지게 되었다. 미니멀리즘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하얀 그릇으로 모두 통일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억누르고 억눌러 지금의 내 주방에는 2인용 밥/국그릇이 2 종류로 총 4세트 (4인 이상 모이면 안되는 조건이다.) 그리고 만두국이나 라면 등을 담을 그릇이지만 찌개를 담을 때도 쓰는 대접(?)이 3종류 총 6개 정도다. 더이상 늘리면 안된다는 압박. 여기서 하나가 깨져 교체한다면 그 때 새로운 하나가 들어온다는 나만의 룰.
    이 책은 그릇에 빠지던 시기에 읽었던 책이었다. 나도 직장을 다녔고, 글쓴이와 같은 고민을 했고, 비슷한 어려움도 겪어서 공감이 되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글쓴이는 결국 이렇게 책을 낼 정도의 관심사를 가진 반면, 나는 블로그 조차도 귀찮음에 일년에 몇번 작심삼일로 년초에 업데이트를 하는 게 전부이다.
    새해에는 나는 무엇을 먹고 마시고 무엇을 할까?

타인의 시선으로... Omniscient P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