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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엉클어진 기억 - 알츠하이머와 엄마 그리고 나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4. 3. 15. 10:12
사라 레빗
나중에 노트와 그림이 한 박스가 되었는데, 차분히 써내려간 글도 있지만 어떤 글은 위급한 상황에 써서 알아보기 힘들거나 눈물로 얼룩진 곳도 많았다.
1999년 10월 6일, 엄마 아빠는 신경과 전문의와 만났다. 그리고 모든 검사를 바탕으로 치매 진단을 받았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았다. 병원을 나서면서 아빠가 엄마한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인생에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그치 여보?"
선택은 두가지 뿐이었다. 절망에 빠져 자포자기 하거나 아니면 크게 심호흡 한번 하고 해야할 일을 하거나.
"내 존재감이 사라졌어"
"난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아!"
그렇게 소리치고 나서 엄마는 펑펑 울기 시작했다.엄마가 떠났다는 사실에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주저 앉고 말았다.
(★)
나도 결국 주저 앉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