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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3. 읽거나 말거나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11. 18. 20:23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p6
    책을 읽는다는 건 인류가 고안해낸 가장 멋진 유희라고 생각한다.
    p41
    안데르센은 아이들을 진지하게 여겼다. 그는 아이들에게 인생에서 즐겁고 짜릿한 모험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불행과 고난에 대해, 그리고 때로는 부당하게 겪을 수 밖에 없는 좌절을 일깨웠다.
    p88
    동화는 결코 현실의 삶에 완전히 행복하는 법이 없으니까. 아니, 오히려 그 반대이다. 틈만 나면 훨씬 나은 자신만의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현실을 난처하게 만든다.
    p110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은 사실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매 순간 죽음이나 부상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p116
    한자에는 여성에 대한 적대감이 반영되어 있다. '싸움'을 뜻하는 글자는 두명의 여자를 그래픽적으로 단순화시켜 조합한 것이며, '배반'이라는 단어에는 무려 세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아내'를 의미하는 글자와 '애인'을 의미하는 글자가 서로 다른 건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p181
    멍멍이나 누렁이의 입장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들은 평생동안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가 강요하는 기준에 맞추고, 우리의 말과 행동에서 자신들과 관련된 의미를 읽어내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노력과 끝없는 긴장이 요구된다.
    p315
    "나무를 밸 때는 톱밥이 날리게 마련이다" 속담은 끔찍한 진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의 톱밥은 항상 넘쳐났다. 우리는 현재 새로운 유형의 암살, 다시 말해 처음부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가 나날이 다양한 유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p391
    독자 여러분께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유하면서 나는 한가지만 당부하고 싶다. 수세기에 걸친 이 고된 등반이 대체 무슨 의미냐고 묻지는 마시라. 수학자와 등반가에게 이런 질문은 하는 게 아니니까.

    (★)
    폴란드 시인의 도서 목록을 엿보는 기회로 읽기 시작했고 <춘향전>과 <삼국지>가 그녀의 독서 목록에 있는 것이 놀라웠다. 독서의 범위가 넓다. 왜 이런 책을 읽었지? 싶은 부분도 있지만, 작가가 되려면 다독이 필수인 것인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독서생활자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