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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개인 도서관/도서관1 2020. 8. 16. 17:55

    신영복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더욱이 그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인 것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옳게 파악되지 못하고 말초감각에 의하여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의 감정과 대상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 혐오에 있습니다.

     

    지난달에 어머님을 가까이서 뵈오니 어머님께서는 이제 완연한 '할머니'였습니다. 칠십 노인이 아무려면 할머니가 아닐 리 있겠습니까만, 저의 마음에는 항상 젊은 어머님이 계십니다. 아마 제가 늘 그전 마음으로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머님이 할머니가 되셨다는 이 당연하고 새삼스러운 사실이 도리어 제게 참 많은 생각을 안겨 줍니다.

     

    (★)
    뭉클해진다. 갇혀 있는 동안 나의 부모가 중년에서 노년이 되었다. 그래도 어머님이 칠십이 되셨다는 이야기에, 우리 엄마도 일흔까지, 아니 그보다 더 오래 사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독서생활자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