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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2 #개판글쓰기방/일상 2024. 12. 12. 15:03
지난 일주일은 나라도 나도 개판인 상황이었던 것 같다. 전국민 소동(?)이 있었던 날, 나는 황당한 문서를 받았고 거짓으로 점칠된 문서에 대응하기 위해 작업 중이다.
침묵이 암묵적 동의라고 법리적이든 현실에서든 해석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수의 피해자들이 겁에 질려 혹은 할말을 잃었다고 그게 가해자들의 행위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 똥이 더러워 피하려다 나중에 있을지 모를 불이익에 나의 침묵이 문제가 될까 고통스러운 순간을 끄집어 내고 심한 몸살을 동반한 고통을 견디고 있다.
시간이 해결해준다고들 한다. 주변에서는 지나고 보면 별일이 아닐거라는 다정한 위로를 해준다. 친구에게는 어떤 일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그 문제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거나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음 상태, 혹은 직간접적으로 원인이 사라졌다면 가능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우리가 소위 말하는 PTSD나 트라우마가 되는 것 같단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일제강점기를 이야기하고 민주화 운동을 논하고 대형 참사 사건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닐까? 최근까지 언급되는 이 모든 슬픈 일들의 당사자들에게는 시간이 흐른다고 해도 결코 치유될 수 없는 상처일 것이고… 겉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그저 버티는 것이지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려운 것이니까.
이전이라는 상태가 있었을까? 최근에 읽었던 책에서 이런 문장을 보았다. 어떤 이들은 다가올 미래를 위해 과거를 극복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한다. 나도 이런 일들을 겪기 전에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으니… 그러나 막상 이런 일을 겪고 보니, 뒤를 돌아 보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둘로 쪼개져 있는 상태로 하나는 시체처럼 그 자리에 널부러져 있고, 나머지는 좀비처럼 나아가는 모습이다.
답답하다. 며칠 전 엘리베이터 안에서조차 숨을 못 쉬고 있는 나를 보니 그저 눈물만 난다.